
한화그룹이 각 계열사 C레벨급 임원들에게 부여한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Restricted Stock Unit) 수량은 모두 합해 약 2400억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오너일가 보다 더 많은 보상이 예상되는 임원도 있다. 이는 한화식 성과보상의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는 평가다.
28일 <블로터>가 한화의 상장 계열사들이 최근 제출한 주식 수량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총 18명에게 458만2138주의 RSU가 부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27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규모는 약 2440억원에 이른다. 다만 이는 공시를 통해 정확한 수량이 확인되는 임원만을 기준으로 한 집계다.
RSU는 가득 기간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주식을 지급하는 방식의 장기보상제도로 한화그룹은 이를 2020년부터 채택하고 있다. 모든 계열사는 공통적으로 대표이사와 예비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해 부여일로부터 10년이 지난 이후에야 주식을 취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제도 도입 첫해 RSU를 부여받았다면 이를 실제로 거래할 수 있는 시점은 2030년 이후가 된다. 이처럼 가득 시점을 장기간으로 설정한 것은 단기 성과만을 남기고 보상을 받은 뒤 퇴임하는 행태를 차단하기 위한 장치다.

아직 실체가 없는 보상이지만 해당 임원의 중장기 성과와 그룹 내 위상을 가늠하는 일종의 평가 지표로 작용한다. 지급 규모가 그 시점 기준급의 200%를 넘지 않되 최종 수량은 이사회의 결정에 의해 확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중징계 사유가 발생한다면 이사회 재량에 따라 기존 보상 주식 취소도 가능하다. 또한 전략적·승계 관련 핵심 인물이라면 같은 급여라도 지급 수량에 차등을 둘 수 있다. 예를 들어 법적·재무적 책임이 더 큰 등기임원은 미등기임원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량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해 성과가 뒷받침될 경우 오너일가보다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실제 숫자로도 확인된다. RSU 보유 규모를 평가액 기준으로 환산하면 오너일가를 웃도는 사례도 확인된다.
가장 추정치가 높은 인물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한화에서 보상을 받았다. RSU 보유분 가치는 총 1788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김 부회장 다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을 이끄는 손재일 사장으로 평가액은 약 215억원에 이른다. 손 사장은 향후 방산 계열사 주식을 취득하는 만큼 보상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한화 주식을 RSU로 받은 김우석 건설부문 대표는 현재 보유분 가치가 116억원에 달했다. 김 대표는 ㈜한화에서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담당하는 김동선 부사장 보다 더 많은 수량의 RSU를 확보했다. 지금까지 ㈜한화 측이 김 부사장에게 부여한 수량은 4만4835주로 51억원 수준에 그쳤다. 아울러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76억원) 보다도 앞선다.
손 대표는 한화지상방산, 한화디펜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거친 방산전문가다. 호주, 폴란드, 중동 등에서 대규모 수출 계약을 성사시키며 'K-방산'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다. 또한 김 대표는 30년 이상 한화그룹의 경영·재무를 살피며 재무 건전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에 따라 차등을 두기 때문에 부여 수량은 개인별로 다를 수 있다”며 “아직 실질적으로 소유권을 획득한 것은 아니어서 주가가 오르더라도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