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하다 짜증나서 만든 바다 쓰레기통' 호주 청년회사의 플라스틱 도장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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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도 쓰레기통이 있는 거 아셨나요?

항구 쓰레기를 빨아드리는 '씨빈' 모습, 사진 : '씨빈' 페이스북

해양 쓰레기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플라스틱 오버슈트'(Plastic Overshoot) 2024 보고서에는 이렇게 기재되었다.

2024년 2억 2천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 할 것. 7천만 톤 플라스틱 자연으로 회귀

플라스틱은 2021년 이후 7% 증가했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2024년까지 5조 2,220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해양 쓰레기 문제는 계속 되고 있지만 많은 단체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호주의 이 두 청년 서퍼도 그들과 함께 걷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들의 창의적인 생각은 눈부셨다. 바로 바다에 쓰레기통을 설치한 것이다.


2015년 호주의 두 청년 엔드류 터튼(Andrew Turton)과 피트 세글린스키(Pete Ceglinski)은 넘쳐나는 해양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지 고민했다.

그리고 그들이 고안해 낸 것은 수상 쓰레기통이었다. '씨빈'이라 불리는 바다 위 쓰레기통의 원리는 간단하다. 물 위에 떠있는 원통형 용기에 천연 섬유 봉투를 장착하는 것이다. 그 아래에는 물을 빨아들여 배출하는 펌프가 있고 필터는 포집된 쓰레기를 걸러낸다.

수거된 쓰레기의 크기는 약 40cm에서 2mm까지 다양하다. 부유 쓰레기가 쌓이는 항구에 전략적으로 씨빈을 배치했다. 씨빈은 하루 평균 1.5kg의 쓰레기를 수거하여 시간 당 25,000리터의 물을 걸러낸다.

바다 위 쓰레기통 단골 손님은 누구일까? 해초, 나뭇잎, 나뭇가지 및 기타 유기 폐기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인공 쓰레기는 당연히 플라스틱과 담배꽁초였다.

사진 : '씨빈' 페이스북

그렇다면 호주의 두 청년은 어떻게 바다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게 된 것일까?

시간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앤드류 터튼은 자신의 보트 위에서 작업을 하고 있었다. 그는 보트를 정비할 때나 서핑을 할 때 쓰레기로 오염된 물에서 수영을 해야하는 것에 지쳐 있었다. 어김없이 보트 위에서 작업하던 그는 이 쓰레기통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갈 길을 정했다면 함께 걸을 사람을 만날 수 있다던가? 터튼의 두뇌 속 아이디어는 오랫동안 산업 디자이너로 일했던 피트 세글린스키와 만나면서 세상으로 나왔다. 세글린스키는 터튼의 아이디어를 듣자마자 바로 멋지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열린 테트에서 강연 중인 씨빈 공동창업자 피트 세글린스키, 사진 : 씨빈 페이스북 계정

서핑 애호가인 두 사람은 첫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각자의 직장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모아둔 저금통을 깼다. 2015년 11월 인디 고고에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했다. 단 몇주만에 26만 8천 달러가 모였다.

그들의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탄력을 받았다. 몇몇 항구와 시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미국, 프랑스, 스페인, 핀란드 등 6개국 항구에서 시범을 보였지만 프로젝트의 실행 가능성을 보장하기에는 부족했다.

호주 청년들은 2017년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때 손을 내민 것은 호텔 예약 사이트인 부킹닷컴이었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부킹 부스트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자금을 지원받은 것이다.

이제 '씨빈'은 전 세계 수많은 도시 항구에 설치되었다.

하지만 '씨빈'의 한계는 항구에 머문다는 것이다. 바다 위를 항해하거나 해저에 쌓인 플라스틱 수거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그들의 목표는 명확하다. "씨빈이 필요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들은 결국 모든 문제의 해결책은 플라스틱 정화가 아니라 플라스틱 생산을 원천적으로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2022년 11월 우루과이에서 역사적인 정부간 대화가 열렸다. 바로 플라스틱을 없애는 국제 협약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달에는 캐나다에서 4차 협상이 열렸다. 하지만 대화의 진전은 없었다. '생산'부터 규제해야한다는 주장과 '오염'을 줄이는 방안으로 가야한다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 것이다. 이제 이 대화는 11월 부산으로 향한다. 부산에서 극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지 그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깨끗한 바다에서 수영하고 싶은 열망에 바다 위 쓰레기통을 개발한 호주 두 청년. 그리고 그들이 개발한 '씨빈'이 없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 부산에서 들려올 환호가 그들을 '실업자'로 만드는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취재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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