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이 가장 위험하다"…글로벌 증시 흔드는 '생존형 투자'
금리 충격 오기 전까진 위험자산 쏠림 계속될 가능성
![현재의 초강세장은 AI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시대와 손실 회피 심리가 결합해 형성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5/28/552778-MxRVZOo/20260528172955190qrpi.jpg)
AI 열풍이 글로벌 증시를 밀어 올리고 있지만, 실제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동력은 기술 혁신보다 '뒤처질 수 없다'는 대중의 공포 심리라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 투기 심리가 아니라, 임금만으로는 자산 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워진 시대적 구조가 투자 쏠림 현상을 만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신영증권은 28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현재의 초강세장은 AI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인플레이션 시대와 손실 회피 심리가 결합해 형성된 결과"라며 "AI는 이미 존재하던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를 담아낸 그릇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2020년대 들어 노동소득의 한계가 뚜렷해진 점을 핵심 배경으로 지목했다. 미국의 경우 2021~2025년 평균 임금 상승률은 4.53%였지만,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도 4.24%에 달했다. 사실상 임금의 실질 구매력이 정체된 셈이다. 한국 역시 임금과 물가 상승률 격차가 과거 대비 크게 축소됐다.
특히 체감 물가는 공식 소비자물가지수(CPI)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택·주식 등 자산 가격 상승 속도가 임금 증가율을 압도하면서 '일만 해서는 자산 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인식이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김효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개인의 각성'이라고 표현했다. 투자 확대가 단순한 탐욕이 아니라, 사라진 안전 마진을 복구하려는 방어적 행동이라는 의미다.
이 과정에서 기대 인플레이션과 손실 회피 심리가 동시에 작동한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현금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손실로 인식되고, 주변 투자자들의 수익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의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을 인용하며 "사람들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뒤처졌다는 손실 감각을 피하기 위해 자산을 매수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런 합리적 판단이 집단적으로 반복될 경우 거품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개인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지만, 모두가 동시에 같은 자산에 몰리면 가격이 펀더멘털을 초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AI 관련주 급등 현상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했다. 투자자들이 AI 산업의 장기 성장성을 믿는 동시에, 다른 투자자들이 계속 매수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때문에 상승 흐름이 강화된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미인대회 이론'과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reflexivity)' 개념도 함께 언급했다. 가격 상승이 추가 매수를 부르고, 다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자기강화 루프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흐름을 멈출 수 있는 변수로는 결국 금리를 꼽았다. 레버리지 비용이 급등하고 실물경제에 충격을 줄 수준의 금리 상승이 나타나야 기대 인플레이션과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동시에 꺾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FOMO를 만든 구조적 압력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금리가 임금·물가·주식 기대수익률을 동시에 흔들기 전까지는 다수의 합리성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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