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약한영웅' 박지훈 "'맑은 눈의 광인' 반응 뿌듯…눈이 제 무기죠"

조은애 기자 2022. 11. 25.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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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지훈이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웨이브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가수 겸 배우 박지훈(23)의 낯선 얼굴이 통했다.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약한영웅 Class1'(극본·연출 유수민, 이하 '약한영웅')이 예사롭지 않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7년, 윙크 하나로 시청자들의 '원픽'을 쓸어 모았던 미소년은 이제 거친 학원 액션물을 이끄는 히어로다.

지난 2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 만난 박지훈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라 부담스러웠지만 기대도 있었다. 원작 팬들이 좋아해주시는 것보다 기쁜 건 없지 않나. '맑은 눈의 광인', '맑은 눈의 양파쿵야', '이런 눈을 가진 사람은 건드리지 말자' 같은 반응이 특히 좋았다.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이 눈이었기 때문"이라며 웃어보였다.

'약한영웅'은 상위 1%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처음으로 친구가 된 안수호(최현욱), 오범석(홍경)과 함께 수많은 폭력에 맞서 나가는 과정을 그린 약한 소년의 강한 액션 성장 드라마다. 서패스, 김진석 작가의 인기 네이버웹툰 '약한영웅'을 원작으로, 실력파 감독 유수민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의 성공을 이끈 한준희 크리에이터가 의기투합했다. 박지훈은 공부 외에는 관심 없는 자발적 아웃사이더, 연시은 역을 맡았다.

"원작 캐릭터의 틀이 워낙 탄탄해서 이미지 구축이 어렵지는 않았어요. 시은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원하는 사람이에요. 사회성이 좀 부족하지만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 같고요. 외로움도 이해가 됐어요. 저도 그룹 활동을 끝내고 솔로로 활동할 때 대기실에 혼자 있으면서 느낀 외로움이 있거든요. 그게 시은이가 집에서 느낀 외로움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식으로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갔죠."

연시은은 늘 우수한 성적으로 온갖 상을 휩쓰는 모범생이다. 작은 체구, 연약한 외모에 전교 1등이란 이유로 일진들의 먹잇감이 되지만 주변 도구를 활용한 독창적인 전략과 악착같은 오기로 수많은 폭력에 맞서 싸운다. 말수는 적지만 텅 빈 눈빛, 무심한 말투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약한영웅'의 중심 캐릭터다. 박지훈은 특유의 촉촉한 눈망울에 담긴 날카로운 독기를 완벽하게 표현하며 호평의 중심에 섰다.

"'말죽거리 잔혹사'의 권상우, '아저씨'의 원빈 선배님을 보면서 많이 참고했어요. '나 지금 화났고 널 한 대 칠거야'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내면에서부터 아우라가 느껴지길 바랐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무표정한 얼굴로 액션을 하게 되더라고요. 몸은 실제로도 좀 더 왜소하게 보이려고 일부러 굽히고 다녔어요. 제가 사실 통뼈라 후드 집업을 입고 가려도 프레임 안에서 어깨가 넓어 보이거든요. 실제로 체중도 5kg 정도 감량하고 식사량을 줄여서 근육까지 뺐어요."

보통 약체로 그려지는 모범생의 폭력은 '약한영웅'이 흔한 학원물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특히 휴대폰, 참고서, 커튼 등 일상적인 도구를 다각도로 활용해 체격 차이를 극복하고 상대를 제압하는 시은의 액션은 색다른 희열을 선사한다. 그는 공포를 각인시키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무기라는 걸 알고 상대의 멘탈까지 장악해 싸움의 판도를 자신의 것으로 끌어온다. 박지훈은 약 3~4개월 간 액션스쿨에서 고강도의 훈련을 받으며 시은만의 독특한 액션 스타일을 만들어나갔다.

"공사장에서 촬영한 액션이 가장 많이 생각나요. 먼지 나는 현장에서 배우들, 스태프들이 다같이 구르니까 애틋함이 절로 생기더라고요. 앞으로도 더 현실적이고 날 것 같은 액션을 많이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고요. 특히 1화에서 제 스스로 뺨을 때리는 신은 실제로 때린 거예요. 시은이가 처음으로 독기를 보여주는 중요한 장면이라 원테이크로 카메라가 쭉 따라 들어오면서 촬영했어요. 얼굴을 아낀다는 생각 없이 손으로 냅다 갈겼죠. 정신이 번쩍 들던데요.(웃음) 다행히 NG 없이 한 번에 찍었고요, 얼음찜질을 많이 했는데 다음날까지도 얼굴이 퉁퉁 부었더라고요."

박지훈은 Mnet '프로듀스101 시즌2'가 낳은 아이돌 스타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의 시작점은 연기였다. 2006년 MBC '주몽'의 아역배우로 눈도장을 찍었고 다양한 작품에서 얼굴을 알렸다. 2018년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 해체 이후에는 솔로 가수로 활동한 동시에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등에서 배우로도 활약했다. 이 가운데 '약한영웅'은 단순히 잘생긴 외모의 스타를 넘어 연기력과 티켓 파워까지 갖춘 진짜 배우로 성장하고자 하는 그의 욕심이 엿보이는 선택이다. 이번 작품으로 '박지훈의 재발견'이라는 평가까지 이끌어낸 그는 더 큰 포부를 전했다.

"겸손해서가 아니라 제가 특별히 꽃미남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또 그게 전부는 아니고요. 외모와 별개로 제가 가진 무기는 눈이에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히 '약한영웅' 엔딩쯤에 나오는 제 일그러진 얼굴이 좋더라고요. 예전부터 항상 악역에 대한 욕심이 있었어요. 악인처럼 생기지 않은 사람이 결국 범인으로 드러나는 이야기가 가장 재밌고 신선하다고 느끼거든요. 언젠가 그런 역할로 또 놀라게 해드리고 싶어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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