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에는 아직 '전광인'이 필요하다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전광인(현대캐피탈)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올시즌 필립 블랑 감독을 선임하면서 변화를 맞이했다. 여기에 V-리그를 대표하는 외인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와 중국 국적의 아웃사이 히터(OH) 덩 신펑(등록명 신펑)까지 가세했다.
블랑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배구는 지난 코보컵에서부터 위력을 선보였다. 허수봉을 중심으로 레오와 신펑이 서브와 블로킹, 하이볼까지 곳곳에서 파괴력을 보여주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 사이 전광인이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 2013-14시즌에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한 전광인은 매 시즌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를 차지하는 주전 중의 주전이었다. 2018-19시즌에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뒤에도 공수를 겸장했다.
다만 블랑 감독이 레오와 허수봉으로 아웃사이드 히터를 구성하면서 전광인은 웜엄존에서 먼저 출발했다. 블랑 감독은 “현재는 레오와 허수봉으로 갈 계획이다”라며 “그럼에도 전광인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금씩 기회를 받던 전광인은 지난 27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펼쳐진 대한항공과의 도드람 2024-2025 V-리그 1라운드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이 했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와 2세트를 리드하던 상황에서 역전으로 내주게 됐다. 대한항공의 집중 서브에 레오의 리시브가 흔들렸고 동시에 아포짓 스파이커(OP)로 나선 신펑의 성공률이 떨어졌다.
결국 블랑 감독은 3세트부터 전광인을 스타팅으로 투입시켰다. 전광인이 투입되면서 리시브가 안정을 찾았고 허수봉이 아포짓으로 이동하면서 공격 성공률을 높였다. 3세트를 따낸 현대캐피탈은 단숨에 분위기를 바꿨고 4세트와 5세트도 모두 잡아내며 극적인 역전승으로 개막 3연승에 성공했다.
전광인은 13점에 공격 성공률 61%를 기록했다. 서브와 블로킹도 한 차례씩 성공시킨 가운데 범실은 단 2개였다. 리시브 성공률도 44%로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현대캐피탈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개막 전에 영입된 세터 황승빈과 공격수들의 호흡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이는 아포짓으로 포지션을 변경한 신펑의 공격 성공률과도 연결돼 있다. 또한 레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상대의 서브도 이겨내야 한다.
블랑 감독이 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승수도 쌓아 우승 도전도 진행해야 한다. 그만큼 전광인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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