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4월 9일" "15개 합의"… 트럼프의 오락가락, '타코'냐 기만이냐

권경성 2026. 3. 24.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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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 성사를 장담하면서 미국·이란 전쟁이 4주 차에 돌연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란과 협상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 플로리다주(州) 공항과 테네시주 행사장에서도 그는 이란의 핵무기 포기를 비롯한 15개 쟁점에 대해 합의했고, 이란도 미국도 합의를 원하는 만큼 협상 타결 가능성이 크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우방국들을 통해 미국의 종전 협상 요청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만 시인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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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 4주 차 협상 국면 급전환
유가만 진정, 타결까지는 까마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미 테네시주 멤피스의 테네시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서 열린 공공 안전 관련 원탁 토론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멤피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 성사를 장담하면서 미국·이란 전쟁이 4주 차에 돌연 협상 국면으로 전환됐다. 4월 9일까지는 미국이 전쟁을 끝낼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말이 오락가락해도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믿는 눈치다. 하지만 두 번이나 협상 도중에 기습을 당한 이란이 그를 믿기는 어렵다. 타결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일방적 호들갑?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이란과 협상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아침 일찍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틀간 생산적인 대화를 했고 이틀 전 예고한 이란 발전소 공격은 5일 뒤로 미루겠다고 밝혔다. 이후 미국 플로리다주(州) 공항과 테네시주 행사장에서도 그는 이란의 핵무기 포기를 비롯한 15개 쟁점에 대해 합의했고, 이란도 미국도 합의를 원하는 만큼 협상 타결 가능성이 크다고 취재진에 말했다.

미국 편에서 보면 종전 외교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YNET)은 이날 자국 관리 말을 인용, 미국이 4월 9일을 전쟁 종식 목표일로 정했으며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은 이번 주 후반 파키스탄에서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은 시큰둥하다. 미국 언론에 의해 유력 협상 상대로 지목된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미국과의 협상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우방국들을 통해 미국의 종전 협상 요청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만 시인했을 뿐이다.

그럴 만하다. 지난해 6월과 올 2월 두 차례나 협상 중에 뒤통수를 맞았다. 양측 입장 간에 딱히 접점이 보이지도 않는다.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담당 분석가 알리 바에즈는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미국과 이스라엘을 깊이 불신하는 이란으로서는 어떤 합의 조건도 믿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수상한 발표 시점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3일 미 테네시주 멤피스의 테네시 공군 주방위군 기지에서 열린 공공 안전 관련 원탁 토론 행사 도중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멤피스=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호언은 과장일 수 있다. 실체 없는 협상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유화 발언 시점이 공교롭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48시간 내에 호르무즈해협 통항이 재개되지 않으면 발전 시설을 말살하겠다고 위협한 시간은 증시가 문을 닫은 21일 토요일 저녁이었다. 일요일 내내 긴장 수위를 높인 뒤 월요일 아침 증시 개장 직전에 공격을 연기했다. 미국 CNN방송은 중대 발표 시점이 금융 시장 개장과 마감에 맞춰져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그의 기대대로 반응했다. 배럴당 113달러에 거래되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3일 99달러대로 마감했고,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도 1.4% 상승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갈 일을 트럼프 대통령이 결코 하지 않는다는 시장의 믿음이 다시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른바 ‘타코(TACO·트럼프는 늘 겁먹고 물러선다) 거래’라는 것이다.

연막 전술일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둔지 일본을 떠난 미군 제31해병원정대 약 2,200명이 중동에 도착하는 때가 발전소 공격 보류가 끝나는 27일이다. 이란 외무부 관리는 자국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 발언은 “폭등하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려는 정치적 수사이자 군사 계획 실행을 위해 시간을 벌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사적으로 출구를 찾고 있다는 가설도 개연성은 충분하다. 협상 타결에 진심이라는 뜻이다. 걸프 동맹국들의 에너지 시설이 이란의 보복 공격에 계속 당하거나 궁지에 몰린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전역에 기뢰를 설치하는 자해를 선택할 경우 유가 급등에 따른 미국 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만으로도 미국 집권 공화당의 11월 중간선거 승리는 물 건너간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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