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제시 장목면의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선 매미성은 마치 유럽의 고성을 옮겨다 놓은 듯 이국적인 풍경을 자랑한다.
낮에는 돌담 사이로 바닷바람이 스치며 고즈넉한 정취를 풍기지만, 해가 지고 나면 전혀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은은한 조명이 성벽 틈새를 타고 번져나가면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야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순간, 누구나 탄성을 내지를 수밖에 없다.
매미성의 시작점, 복항마을

매미성이 자리한 곳은 거제시 장목면 복항길 29. 작은 어촌마을 복항은 매미성 덕분에 전국적인 명소로 거듭났다.
2003년 태풍 ‘매미’가 휩쓸고 간 자리에서 시작된 한 남자의 집념이 이 마을을 새로운 여행지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상처 위에 세운 성, 20년의 기록

매미성의 이름은 2003년 태풍 매미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모든 것을 잃었던 백순삼 씨는 무너진 삶터를 지키기 위해 직접 돌을 나르고 성벽을 쌓기 시작했다.
설계도 한 장 없이, 단지 “다시는 무너지지 않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쌓아 올린 돌들이 20년 세월 끝에 지금의 성채가 되었다.
이곳은 완공된 건축물이 아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는 돌을 얹고 성벽을 다듬으며 성을 확장하고 있다. 그렇기에 매미성은 ‘살아 있는 건축물’이라 불리며, 단순한 관광 명소를 넘어 희망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야경으로 다시 태어난 성

2025년 여름, 거제시는 매미성에 야간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그 결과 낮의 이국적인 풍경에 더해, 밤이 되면 성벽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드는 새로운 명소로 부상했다.
마치 동화 속 성처럼 빛나는 야경은 여행자들의 발길을 밤까지 이끌며, 거제에서 가장 특별한 무료 야경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여행 팁과 실용 정보

- 위치: 경상남도 거제시 장목면 복항길 29
- 입장료: 없음 (개인 사유지이지만 무료 개방)
- 주차: 성 입구 인근 무료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 대중교통: 부산 하단역 → 2000번 버스 → 복항마을 하차 (환승 없음)
- 관람 팁: 일몰 전 도착해 낮과 밤의 매미성을 모두 즐긴 후, 조명이 켜지는 초저녁에 머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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