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성이엔지가 3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 예상치 못한 적자 이유를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신성이엔지는 직전 분기 IR에서 올해 하반기 신규 수주를 기반으로 실적 반등을 내다봤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고객사의 신규 공사 지연이 장기화하면서 3분기 수익성이 크게 나빠졌다.
회사는 3분기 공사 지연을 예상했음에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점을 실패 요인으로 꼽으며 연말부터는 예정된 프로젝트가 점차 가동되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IR 자료에는 전까지 포함되지 않았던 국내외 고객사별 수주와 공사 현황이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분기 적자로 주주의 실망감이 큰 상황에서 수주받은 프로젝트가 취소된 것은 아니며, 안정적인 수주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성이엔지는 9일 유튜브를 통해 올해 3분기 IR을 진행했다. 김신우 신성이엔지 전략기획팀 상무가 발표를 맡았다. 회사의 올해 3분기 경영실적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295억원, 영업손실 32억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8%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신성이엔지의 사업부문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간을 위한 공기 정화 장치의 제조와 청정실(클린룸) 시공을 주력으로 하는 '클린환경(CE)'과 태양광 모듈, 인버터 등 발전시스템을 설치하는 '재생에너지(RE)' 등 두가지로 구분된다. 최근에는 이차전지 생산시설에 필요한 저습도 공간인 '드라이룸'을 구축하는 사업을 CE 사업부문을 통해 전개하며 매출을 키우고 있다.

CE와 RE 모두 실적이 부진했다. CE는 매출 1155억원, 영업손실 24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적자로 전환됐다. 김 상무는 "지난번 반기 실적 관련 IR에서 3분기부터 용인사업장 가동률의 회복세와 지연된 프로젝트의 진행을 근거로 직전 분기 대비 매출과 이익의 증가를 예상했지만, 적자로 전환되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의 원인은 국내 주요 고객사의 프로젝트 지연과 축소다. 삼성전자의 평택 P4, SK하이닉스의 청주 M15 등 투자가 미뤄졌고 LG이노텍 파주 CR증설공사와 코리아써키트의 P3 등은 투자 규모가 감소했다. 프로젝트가 막히며 신성이엔지의 용인사업장은 지난 7월 41% 가동률을 보였지만 8월과 9월을 지나며 25%에서 30%로 줄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신성이엔지가 수주한 주요 신규 프로젝트의 진행률 역시 10%에서 20% 수준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신성이엔지는 연말 수주 프로젝트가 원래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3분기 CE 부문 수주잔고는 지난 분기 말보다 300억원 가량 증가한 2321억을 기록했다. 해외에서는 말레이시아 지역에서 약 400억원 규모 미국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공장 증설 공사를 수주했고 SK온의 미국 조지아주 이차전지 공장 프로젝트를 약 1500억원 규모로 맡았다.
신성이엔지는 수주 받은 프로젝트의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페이지를 3분기 IR 자료에 넣었다. 지난 분기 자료에는 2018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CE 부문의 수주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가 있었지만 이번 분기에는 빠졌다.

자료에 따르면 신성이엔지는 국내 삼성전자의 평택 P3와 P4, SK하이닉스 충북 청주 M15 등 반도체를 비롯해 LG디스플레이의 파주 P10, LG이노텍 파주 카메라 모듈 공장 등 기타 부품, LG에너지솔루션의 오창 에너지플랜트 등 이차전지까지 굵직한 프로젝트 여럿을 수주했다.
해외에는 LG에너지솔루션(미국 미시건주)과 SK온(미국 조지아주), 삼성SDI(헝가리) 등 국내 이차전지 3사를 포함해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반도체 공장,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말레이시아 공장 등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프로젝트로 해외향 반도체 수주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부터는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한 실적 개선을 전망했다. 4분기 용인사업장 가동률은 50%를 넘어섰고 해외 법인에 대한 인력 파견과 조직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현지 공사 착공을 위한 준비가 완료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반도체 분야는 아직 뚜렷한 경영환경의 개선이 나타나지 않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고객사 실적이 개선되는 만큼 신성이엔지의 실적 역시 점차 회복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내년 초에는 1월부터 계약이 진행되는 국내외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매출 성장과 수익성 향상에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상무는 "(3분기)기대 이하의 실적은 당사가 수주 상황을 기반으로 낙관적으로 전망한 요인이 가장 크다"며 "수주한 프로젝트와 향후 예정된 수주 계획을 이전보다 더 보수적으로 검토하며 3분기를 기점으로 개선세를 뚜렷하게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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