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땅에 쓰레기장 뭐가 문제?" 병원 배짱에 민원 폭주
서구 나은병원 야외 제2 주차장
쓰레기장으로 사용해 악취 심각
"의료 폐기물도 버렸나" 의심도
인천 서구 가좌동에 위치한 나은병원이 야외 주차장에 쓰레기를 쌓아두고 있어 인근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7일 중부일보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이 병원 제2주차장에는 스티로폼, 종이, 폐비닐 등이 담긴 투명한 비닐봉투가 외부에 쌓여져 있었다.
해당 주차장은 인근 주택과 매우 인접해 있다. 가장 가까운 건물과 거리는 10m도 채 되지 않았다.
병원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이곳에서 악취가 심하게 난다며 지난해부터 관할인 서구청에 잇따라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쓰레기 적치장은 별다른 지붕 없이 외부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었다. 가까이 다가가면 쓰레기장에서 흔히 날 법한 악취도 풍겼다.
주민들은 서구청은 물론 지역 구의원에게도 민원을 제기했지만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인근 주민 A씨는 "조만간 날이 더워지면 창문을 열어놓고 지낼 텐데 어떻게 버티나 한숨이 나온다"며 "쓰레기장에 의료폐기물까지 섞여 있어 그런 악취가 나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병원 측은 쓰레기장이 자기 땅이라며 배짱으로 나오는데, 아무리 병원 땅이라도 대책없이 쓰레기를 쌓아두는 건 문제가 있다"며 "주민들 사이에서는 병원이 원래 용도에 맞지 않게 불법적으로 땅을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서구청은 지난 4월 말 병원 관계자와 해당 문제를 논의한 끝에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는 입장이다.
구청 "사유지라 제재방법 없어"
병원 "이번주내 지붕 설치 예정"
구 관계자는 "주민들의 입장을 잘 전달했고, 병원 측으로부터 최대한 빠르게 해결하겠다는 답변을 얻었다"고 했다.
해당 부지를 쓰레기 적치장으로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사유지에 쓰레기를 쌓아 두는 건 별다른 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아서 강력하게 제재할 방법은 없다"고 해명했다.
나은병원 측은 "의료폐기물을 밖에다 버린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주민 민원이 발생하면 적극 반영해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쓰레기를 모아둔 곳에는 지붕을 설치해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게 조치할 예정"이라며 "이번주 내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최기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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