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증권이 발행어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수익성 개선 여부에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인 사업 기반에도 불구하고 자본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발행어음 사업이 실적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획득하며 사업 영역 확대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사업을 통한 중장기 수익성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약 6조1000억원 규모로 업계 상위권 외형을 갖추고 있다. 투자중개와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운용 등 전 사업 부문에서 고른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다만 외형 대비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지난해 하나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6%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대형 증권사 평균 ROE가 10%를 웃돈 점을 감안하면 수익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하나증권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금융 부실 부담과 대손비용 증가 영향으로 실적 변동성을 겪었다. 2023년에는 부동산금융 관련 손실 반영으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충당금 부담 완화와 IB·운용 부문 회복으로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아직 과거 수준의 수익 체력을 회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발행어음 사업이 하나증권 수익 구조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한 뒤 기업대출이나 인수금융, 투자 자산 등에 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안정적인 조달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초대형 투자은행(IB)들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하나증권은 기존 WM 경쟁력과 IB 사업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발행어음 활용 여지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증권은 자산관리 부문 시장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으로 안정적인 고객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발행어음을 통해 조달 기반이 확대될 경우 WM과 기업금융, 운용 부문 간 연계도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발행어음이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조달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 쌓여야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데다 최근 금리 환경에서는 조달 비용 부담도 여전히 크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발행어음 운용 마진이 약 1~1.5%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갈릴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리스크 관리 역시 중요한 변수다. 발행어음 사업 확대는 결국 레버리지 확대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하나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위험익스포저는 17조7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으며 자기자본 대비 위험익스포저 비율은 약 290%까지 상승했다.
부동산 관련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 하나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약 83% 수준으로 집계됐다. 해외 부동산금융 비중도 약 50% 수준에 달한다. 순요주의이하자산 규모 역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물론 자본력 자체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하나증권은 유상증자와 자본성증권 발행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자본을 확충해왔고 순자본비율(NCR)도 규제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은 160%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라는 점 역시 안정성 측면에서는 강점으로 꼽힌다.
결국 시장의 관심은 발행어음 사업이 하나증권의 '낮은 ROE 구조'를 실제로 바꿀 수 있을지에 쏠린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과 자본 규모를 갖췄음에도 수익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만큼 발행어음 사업을 계기로 수익 구조 다변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나증권은 WM 기반이 상대적으로 탄탄한 증권사지만 자본 대비 수익성은 꾸준히 과제로 지적돼 왔다"며 "발행어음은 단순 조달 수단을 넘어 IB와 운용 부문 확대를 가능하게 하는 사업인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수익 구조 변화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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