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건설이 해외 자회사를 팔아 1조70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이 덕에 GS건설은 실질적인 빚 부담을 3분의1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 특히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대응을 위해 대량의 부채를 쌓던 와중 유동성을 수혈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다만 미래 성장성이 높은 수처리 비즈니스를 포트폴리오에서 덜어내면서 현재 사업에 더욱 집중하는 모양새가 된 가운데, 주택 분양 경기 위축과 맞물린 불확실성이 짙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건설은 이번 달 21일 열린 이사회를 통해 100% 자회사 글로벌워터솔루션이 보유한 스페인 수처리 계열사 GS이니마 지분 전량인 217만8860주의 처분을 의결했다.
GS건설은 해당 지분을 아랍에미리트 국영 에너지기업 타카에 매각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기업가치 기준 12억 달러(약 1조6770억원)다. 부채 등을 제외한 실제 현금 유입액은 약 9억 달러(1조2578억원)로 추산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거래가 GS건설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 한국신용평가 분석에 따르면 매각 대금을 차입금 상환에 투입할 경우 순차입금은 3조3000억원대에서 2조2000억원대로 줄어든다. 이에 올해 상반기 말 253.2%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189.6%까지 낮아질 것이란 계산이다.
한신평은 "지분 매각으로 약 1조3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는 점은 차입 부담이 늘어난 동사의 재무안정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욱이 최근 GS건설은 국내외 개발사업 확대와 신사업 투자, 검단아파트 재시공 충당부채 등으로 재무 부담이 커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현금 확보는 단기 유동성 위험을 완화하고 차입 구조를 정리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전망이다.
문제는 매각 대상인 GS이니마가 GS건설의 신사업 부문의 핵심 자회사였다는 점이다. 한신평이 분석한 GS이니마의 GS건설에 대한 실적 기여도를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GS건설 연결 매출액 6조2590억원 중 GS이니마는 4773억원으로 7.6%의 비중을 차지한다. 매출액 비중은 낮은 반면 영업이익 비중은 GS건설 2324억원 중 GS이니마가 735억원으로 31.6%에 달한다.
즉 매출 규모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약 4배 높았던 셈이다. 이는 GS이니마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확보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따라서 이번 매각은 당장의 현금 유동성을 개선하는 대신 장기적으로는 성장성 높은 사업을 떼어낸 셈이다.
한신평은 "비건설 사업기반의 위축과 더불어 건축·주택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사업안정성 및 영업실적의 일부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짚었다.
이번 매각 결정에 따라 GS건설은 주택 부문 의존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분양 경기 장기 침체, 원가율 상승, 안전규제 강화 등에 따라 주택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가운데 검단아파트 재시공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 부담도 여전히 남아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주택사업장의 원가율 개선 수준 및 분양 및 입주실적, 해외 주요 손실사업장의 이익창출력 등이 향후 주요 모니터링 요인"이라며 "인천 검단아파트 관련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총 10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 취소소송이 진행 중인 가운데, 향후 소송 결과가 회사 사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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