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북 특수부대 1500명 우크라 전장 이동 중”

소식통 “1만2천명 병력 우크라전 파병 예상”

2023년 2월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된 북한군 열병식. 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북한 특수부대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북한 특수부대원 1500여명의 전장 파견이 시작된 사실을 지난 8일 확인했다”며 “이들은 현재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며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보소식통은 “북한이 최정예 특수작전부대인 11군단, 소위 폭풍군단 소속 4개 여단 총 1만2천여명 규모의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상륙함 4척과 호위함 3척이 8일부터 북한의 청진·함흥·무수단 인근 지역에서 북한 특수부대원 1500여명을 태우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1차 이송을 완료했고, 곧 2차 수송 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러시아 해군함대의 북한 해역 진입은 1990년 이후 처음이라고 국정원은 덧붙였다. 러시아 공군 소속 에이엔(AN)-124 등 대형 수송기도 블라디보스토크와 평양을 수시로 오가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은 극동지역 블라디보스토크·우수리스크·하바롭스크·블라고베셴스크 등에 분산돼 현재 러시아 군부대에 주둔 중이며, 적응 훈련을 마치는 대로 전선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1일과 이달 2일 파병에 앞서 특수전 부대를 2차례 참관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은 러시아 군복과 러시아제 무기를 지급 받았으며, 용모가 한국인과 유사한 시베리아의 야쿠티야·부라티야 지역 주민으로 표기된 위조 신분증도 발급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국정원은 이들이 전장 투입 사실을 숨기기 위해 러시아군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국정원은 지난 8월초 북한 미사일 개발의 핵심인 김정식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이 수십 명의 북한군 장교와 함께 여러차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 인근의 미사일 발사장을 방문해 현지 지도를 하는 정황을 포착한 뒤 북한군 동향을 밀착 감시하다가 중 북한이 지난 8일부터 13일까지 러시아 해군 수송함을 통해 북한 특수부대를 러시아 지역으로 수송하는 것을 포착해 북한군의 참전이 시작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국정원은 “북한이 작년 8월 이후 현재까지 총 70여 차례에 걸쳐 1만3000개가 넘는 컨테이너 분량의 포탄·미사일·대전차로켓 등을 러시아에 지원한 것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국방정보총국의 확인 결과를 근거로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무기는 122㎜·152㎜ 포탄, 불새-4 대전차 미사일, 케이엔(KN)-23 등 단거리 탄도미사일, 알피지 대전차 로켓 등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북-러를 오간 화물선에 선적됐던 컨테이너 규모를 감안할 때 지금까지 122㎜·152㎜ 포탄 등 800만발 이상이 러시아에 지원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국정원 쪽은 “그동안 해외 언론들이 제기한 ‘러-북 직접적 군사협력’ 의혹이 공식적으로 확인됐다”며 “우방국과의 긴밀한 정보협력을 통해 러-북 군사협력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추적·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