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을 위한 보온병 브랜드 4

조회 2312025. 2. 13.

언제 어디서나 따뜻한 커피 한잔의 여유를 선물하는 보온병. 겨울 필수품인 만큼 하나를 골라도 제대로 선택해야한다. 탁월한 보온 성능을 자랑하는 보온병 브랜드들을 소개한다.

사진=지그

보온병 1인자
써모스

보온병은 1880년 독일의 과학자 A.F. 바인홀트Weinhold가 고안하고 1892년 영국의 제임스 듀어James Dewar가 벽과 벽 사이를 진공으로 한 유리 보온병(듀어병)를 개발하면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1904년 독일에서 처음으로 Thermos라는 이름의 브랜드를 만들고, 보온병을 제작해 팔면서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다. 물을 끓이지 않아도 뜨거움을 유지하는 이 놀라운 발명품은 당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결국 1907년 영국과 미국에 써모스사가 설립되며 세계 곳곳에 보온병이 보급된다.
써모스는 20세기 초반 명성이 자자하던 모험가와 등반가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거듭났으며, 수많은 모험가가 써모스 보온병을 애용했다. 극한의 기후에 노출되는 등반가들도 써모스를 주목했다. 1950년대 프랑스 등반가들의 안나푸르나 1봉 초등을 비롯해 1953년 영국의 에베레스트 초등, 1954년 이탈리아의 K2 초등 때도 써모스 보온병이 함께 했다.
보온병이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이 발명품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지만 유리의 태생적 한계인 약한 내구성과 무거운 무게는 유리 보온병의 치명적인 단점이었다. 써모스는 끊임없이 연구 개발에 매진해 결국 1978년 깨지지 않는 고진공 스테인리스 보틀을 개발하며 오늘날 보온병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충격에도 진공이 쉽게 깨지지 않는 보온병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아웃도어 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즐기게 됐고, 삶 속에서 여유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써모스는 소비자들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이와 연계된 세분화된 제품을 통해 생활 밀착형 브랜드로서 도약했다. 특히 보온(냉)병 제조 공정에서 4차례 이상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치는 것은 물론 독보적인 진공단열 기술력을 바탕으로 텀블러, 보온도시락, 콜드컵, 키즈 보틀 등 세분화된 제품군을 출시해왔다.

코끼리 밥솥의 명성
조지루시

우리네 어머니 세대에게 ‘코끼리 밥솥’으로 유명한 조지루시는 1918년 일본 오사카에서 이치카와 형제 상회市川兄弟商会라는 이름의 보온병 제조 회사에서 시작됐다. 초창기 설립자인 긴자부로 형제는 당시 보온병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동생 긴자부로는 전구가공 전문가로 보온병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당시의 보온병은 매우 고가라 일반 가정에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인 가격의 보온병을 생산해 납품하기로 결심한다. 이후 ​동생은 제조를, 형은 판매를 담당해 기업을 이끌어간다. 1920년대에 들어서 보온병 완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한 후 코끼리 로고를 트레이드 마크로 사용하기 시작한다. 당시 최첨단 기술인 핸드 블로우 공법으로 보온병을 만들었으며, 이후에도 끊임없이 연구와 개발을 지속해 진공단열기술을 완성했다.
회사는 1953년 교와 보온병 공업 주식회사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고, 1961년 지금의 이름인 조지루시 마호빙 주식회사가 됐다. 초창기에 소규모로 시작했던 조지루시는 점점 사업을 확대해 보온병을 물론 보온밥솥, 가습기, 전기 포트, 보온 도시락, 텀블러, 제빵기 등 다양한 상품을 갖춘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한다. 특히 보온병과 더불어 밥솥의 인기가 상당해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으며, 일본 내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조지루시는 ‘생활을 만든다’라는 모토로 오랜 시간 보온병 및 생활용품을 만들어왔다. 편리하면서도 편안한 생활용품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진 조지루시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서 식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풍요로운 삶 속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브랜드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답게 독보적인 진공 보온 및 보냉 기술력을 자랑하며, 단순한 생활 브랜드를 넘어 소비자들의 매일 매일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유저들의 편의성과 환경을 고려하고 상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브랜드다.

115년 역사를 자랑하다
지그

지그의 이야기는 19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금속 가공 전문가인 페르디난드 지그Ferdinand Sigg는 해외에서 수년간의 연구와 경험을 쌓은 끝에 고향인 스위스로 돌아온다. 그리고 친구였던 자비에르 쿵Xaver Küng과 함께 스위스 비엘에 알루미늄 제조 공장을 설립한다. 동업자였던 지그와 쿵은 금속에 대한 사랑과 관심, 알루미늄의 가능성이라는 공통된 믿음을 가지고 사업을 이끌어가기 시작한다.
사업을 시작한 후 불과 1년 만에 회사는 30명의 직원을 고용한다. 이후 1917년, 회사를 프라우엔펠트로 옮기기 직전 자비에르 쿵이 회사를 떠나고, SIGG AG Aluminiumwarengabrik으로 이름을 변경한다. 회사는 수년 동안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승승장구했고, 1936년 주요 공급 업체에 인수됐지만 이름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지그는 처음부터 디자인을 중시했다. 1960년대 지그는 핵심적인 아이템을 추려내 역량을 집중시킨다. 당시 지그에 고용된 디자이너들은 트래블러 스크류 탑, 아이코닉 취사도구 및 가정용 기기 등을 디자인했으며, 클래식하면서도 고전적인 디자인 체계를 구축한다.
1980년대에는 오늘날까지 널리 알려진 지그 트래블러 보틀이 등장한다. 1961년의 보틀을 콘셉트로 최초의 단일 색상 코팅 음료병이다. 1993년에는 지그의 보틀이 뉴욕의 현대미술관에 소개된다. 같은 해 지그는 최초의 디자인 컬렉션을 제작해 기능성은 물론 세련된 디자인의 액세서리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게 된다. 세기 말, 지그는 투자자 그룹에 인수된 후 보온 및 보냉병으로 세계 시장 리더로 발돋움하기 위해 보틀에 역량을 집중한다. 이후 기술력과 디자인의 조화를 통해 세계적인 보틀 브랜드로 도약했으며, 환경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새롭게 도전하는
스탠리

스탠리의 시작은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윌리엄 스탠리 주니어는 1913년 진공단열 시스템과 스테인리스 강철의 단단함을 물병에 녹여내며 따뜻한 음료를 보관하는 보틀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갔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탄생한 스탠리는 스테인리스 스틸 진공 물병을 발명하며 보온병의 역사를 열었다.
스탠리는 1915년부터 대량 생산체계를 갖춘다. 미국에서 ‘국민 보온병’으로 불리던 스탠리는 강한 내구성으로 인해 ‘비행기에서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는다’ 같은 입소문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알린다. 스탠리의 탁월한 기능성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도 빛을 발한다. 당시 스탠리는 미군에 보온병을 납품하며 군수품으로 이름을 날린다.
100여 년간 끊임없이 기술 개발을 이뤄낸 스탠리는 이제 미국을 넘어 세계를 대표하는 보온병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1년 끔찍했던 9.11 테러를 기억하기 위한 9.11 메모리얼 뮤지엄에는 1리터짜리 스탠리 클래식 보온병 두 개가 영구 보존되어 있는데, 1970년대 세계무역센터를 건설할 때 타워의 꼭대기 층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지급된 보온병이다.
스탠리를 떠올리면 군복의 컬러가 생각난다. 오묘한 ‘해머톤 그린Hammertone Green’ 컬러는 스탠리의 트레이드 색상. 1953년 처음으로 해머톤 그린 색상을 쓰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스탠리를 대표하는 컬러로 자리매김했다. 내구성 역시 여기에서 나온다. 스탠리 보온병은 제품 전면에 해머톤 코팅을 적용했는데, 안료에 세라믹 가루를 섞어서 뿌린 다음 고열로 구워서 마무리해 긁힘을 방지하고 손으로 잡았을 때 잘 미끄러지지 않는다. 심미적으로도 컬러와 질감이 주는 강렬함은 스탠리를 대표하는 이미지로 거칠고 험한 아웃도어 환경에 걸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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