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CCTV 보니...“밤 10시15분 넘어짐 발생, 연쇄적으로 쓰러져”

김승현 기자 2023. 1. 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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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이태원 참사사고 당시 이태원 해밀톤 호텔 뒷골목 CCTV영상./경찰철 특별수사본부

지난해 10월 29일 발생한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출범 73일 만인 13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경찰은 2시간 30분에 걸쳐 CCTV 분석 등을 통한 구체적인 사고 원인과 시간대별 상황, 관계자 수사 결과 등을 발표했다. 그러나 당초 공언했던 행정안전부나 서울시 등 윗선에의 수사까진 이어지지 못했다.

손제한 특별수사본부장은 이날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사고 당일인 지난해 10월 29일 오후 5시부터 세계음식거리에 인파가 급증했다”고 했다. 참사가 발생한 곳은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 1번 출구로 이어지는 내리막 경사 골목이었다. 경찰은 “사고 골목 도로 폭은 평균 4m 내외로 사고 발생 현장의 도로 폭은 3.199m로 골목에서 가장 좁은 지점”이라고 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경찰은 “최초 112 신고가 접수된 오후 6시 34분쯤 사고 골목은 양방 통행이 가능하나 주변인과 접촉 없이 통행이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운집했다”고 했다. 이후 이태원역 각 출구를 통해 인파는 지속적으로 유입됐다. 경찰은 “오후 5시쯤부터 승차 인원(2129명)보다 4배 많은 8000여명이 하차하기 시작했고,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매 시각 1만여명이 하차했다”고 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경찰은 “오후 8시 30분부터 세계음식거리로 모여드는 인파가 최고조에 이르렀다”며 “오후 9시부터 ‘유체화 현상(한 곳에 인파가 오래 머무르는 현상)’이 일어났고 이후 정체와 풀림이 반복됐다”고 했다. 오후 10시쯤에는 사고 골목에서 내려온 인파와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인파가 차로까지 밀려 내려오기 시작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경찰은 “오후 10시 15분쯤 동시다발적인 넘어짐이 발생했다”며 “이후 넘어진 사람들 뒤편으로 계속해서 인파가 밀려내려오며 순차적으로 전도됐고 군중 압력으로 158명이 질식 등으로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을 입었다”고 했다. 최초 전도 시점으로부터 약 10m에 걸쳐 끼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현장 CCTV와 제보 영상 등 180여점과 정부기관·지자체 등을 통한 압수수색물 14만여점을 확보해 분석했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의 2차례 합동 현장 감식과 공학·의학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도 받았다고 했다.

경찰은 “경찰·지자체·소방·서울교통공사 등 법령상 재난안전 예방 및 대응 의무가 있는 기관들은 안전사고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구조 신고 등을 접수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확한 상황판단과 상황전파 지연, 유관기관간 협조 부실과 구호 조치 지연 등 기관들의 과실 중첩으로 다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경찰에 대해서는 ‘안전사고 예방책 부재와 112 신고 대응 및 상황전파 소홀’, 용산구청에 대해서는 ‘안전관리계획 미수립, 재난안전상황실 미운영’ 등을 꼽았다.

2022년 10월 29일 158명이 사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사고현장 골목 CCTV 영상. 앞에서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한지 3~4분이 지났지만 인파들이 계속해서 골목으로 밀려들고 있다./경찰청 특별수사본부

특수본은 수사 결과에 대해 “경찰과 구청, 소방, 서울교통공사 등 24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며 “그 중 혐의가 중대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6명을 구속 송치하고 서울경찰청장 등 17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했다.

그러나 행안부와 서울시, 경찰청, 서울시 자치경찰위에 대해서는 “사고발생에 대한 예견가능성 등 구체적 주의 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수사 종결할 예정”이라고 했다. 사고 발생 초기 사고 원인 제공자로 추정됐던 토끼머리띠 남성이나 ‘밀어’를 외친 이들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사고와 연관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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