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얗게 일어나는 두툼한 각질…‘건선’이 겨울철에 증가하는 이유는?

임태균 기자 2023. 11. 29.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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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Psoriasis) 환자들에게 겨울은 가혹한 계절이다. 건선의 피부 증상은 보통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햇빛, 특히 자외선이 건선 증상을 완화해주지만 겨울은 일조시간이 짧고 옷을 두껍게 입어 햇빛에 노출되는 빈도도 줄어 증상이 악화된다. 건선은 어떤 질환이고 예방법은 무엇일까.

피부에 건선 증상이 나타난 모습. Hercules Robinson/Alamy

◆건선이란?=만성 피부질환인 건선은 피부세포의 과도한 성장에 따라 발생한다. 성별에 관계없이 주로 20대 초반에 증세가 시작돼 장기간에 걸쳐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며, 나이가 들수록 증상이 누적되는 모습을 보인다. 희고 두툼한 각질이 판처럼 덮이는 피부증상이 특징이다.

한번 발병하면 평생 없어지지 않는 난치성 만성 피부질환이지만, 전체 인구의 2~3%가 앓고 있는 상대적으로 흔한 피부병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약 150만명의 건선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건선 환자들이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증상 때문에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자칫 잘 씻지 않는다거나 전염병으로 오해받는 일도 많다. 실제 건선 환자의 1/3 이상은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은 경험이 있고, 20%는 건선이 업무 수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겨울철 더 도드라져…원인과 증상은?=건선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면역체계의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면역세포 가운데 T세포가 활성화되며 여러 염증성 물질을 분비해 각질세포가 증식하도록 자극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유전적‧환경적 요인과 함께 ▲피부 외상 ▲감염 ▲겨울 같은 차고 건조한 기후 ▲건조한 피부 ▲스트레스 ▲약물 등도 건선을 악화 또는 유발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주요 증상은 하얀 각질이 일어나는 ‘인설’과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이다. 일반적으로 무릎과 팔꿈치에 가장 많이 생기며, 엉덩이나 머리 피부에도 흔히 나타난다. 이후 팔‧다리 등 다른 몸의 부위와 손‧발 등으로 이어진다. 많이 퍼지는 경우에는 전신의 모든 피부가 발진으로 덮일 때도 있다.

다만 건선을 단순히 피부에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건선은 전신으로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 외에도 관절‧심혈관‧손톱 등 다양한 부위에 영향을 준다. 건선 환자에서 일반인에 비해 관절통‧심근경색 발생률이 높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건선이 심해지면 ▲뇌졸중 ▲2형 당뇨병 ▲염증성 장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 때문에 아토피피부염과 혼동하기도 하지만 차이가 있다. 아토피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눈 또는 귀 주위, 무릎, 팔꿈치의 접힘 부위에 주로 발생한다. 반면 건선으로 인한 가려움증은 아토피피부염보다는 덜하고, 가려움증이 동반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치료는 병변 범위에 따라 다르다. 범위가 작으면 바르는 연고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보통 광선치료나 면역조절약물을 사용한다. 최근에는 건선의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약물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우유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다인자성 원인에 의한 질환으로 담배‧사우나 등 피부에 자극을 주는 행위나 스트레스 등으로도 악화할 수 있다”며 “한번 걸리면 10~20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일시적으로 좋아지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완치가 아닌 평생 관리가 필요하다는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피부자극 삼가고 규칙적 생활습관 실천=건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는 음주나 흡연을 삼가고 피부에 상처를 주거나 자극을 주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건선은 피부에 상처가 나면 그 주위로 병변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서다. 강하게 때를 미는 행위 역시 주의해야 하며 피부가 건조하면 각질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만큼 보습제를 잘 발라줘야 한다.

일부에서는 채식 위주로 식단을 조절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식사요법이 건선에 도움이 된다고 입증된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따라서 음식제한보다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건선 환자는 심혈관질환과 비만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체중조절을 위해 기름기 많은 음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우유리 교수는 “건선은 잘 치료하면 특별한 증상 없이 조절할 수 있지만 비슷한 각질성 피부질환이 많다보니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면 치료 효과를 그르치기 쉽다”며 “평소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찾아 제때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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