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한 용의자는 사돈? 영월 군등치 청테이프 살인 사건 [그것이 알고 싶다]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영월 청테이프 살인 사건의 진실을 추적한다.
왕이 오른 고개라는 뜻의 ‘군등치(君登峙)‘란 이름이 붙은 영월의 한 시골마을. 지난 2005년 4월 22일, 70대 김점순(가명) 할머니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평화롭던 마을이 발칵 뒤집혔다. 전날 밤 이곳을 찾은 걸로 보이는 범인은, 피해자의 코와 입에 청테이프를 붙이고 손과 발을 결박한 뒤 이불을 겹겹이 쌓아 질식사시킨 걸로 추정됐다.
자녀들과 떨어져 혼자 살며, 왜소한 체구에 중풍을 앓아 몸이 불편했던 김점순 할머니. 원한이나 금전 문제도 없었던 피해자를 대체 누가 살해한 걸까? 집안 구석구석 뒤진 흔적이 발견되면서 금품을 노린 범인의 소행도 의심됐지만, 없어진 물건은 눈에 띄지 않았다고 한다. CCTV도 없고, 지문이나 DNA 등 직접 증거 또한 발견되지 않아 사건은 미궁에 빠졌다.
수사를 이어가던 경찰은 뜻밖의 정황을 포착했다. 시신 발견 전날 밤, 사돈이던 박경자(가명) 씨가 피해자 집에 방문했다는 사실을 통신 수사를 통해 발견했는데, 박 씨가 이를 숨겼던 것이다. 평소 피해자와 연락도 안 하던 박 씨가, 하필 그날 딸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경기도 이천에서 차로 4시간 걸리는 영월에 찾아왔던 점을 경찰은 수상하게 여겼다.
"10년 만에 사돈집에 가는데, 딸한테 ‘어머니 잘 계시냐?‘ 이런 얘기도 안 하고 찾아갈 수 있어요?"
- 당시 수사 경찰
계속된 수사에 사돈 박 씨는, 평소 치매를 앓던 피해자가 며느리인 자신의 딸을 힘들게 해 10년 만에 찾아갔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벌였다고 자백했다. 현장 이불 위에서 여성의 것으로 추정되는 족적이 발견됐는데, 박 씨가 그날 신었던 신발을 태워버린 점도 의심을 더했다. 박 씨는 결국 살인 혐의로 기소돼 2심까지 10년형의 유죄를 선고 받았다.
"그때 하필 장모님이 딱 왔다는 그게 참 복권 맞기보다 힘든 건데. 형제들도 날 공격하니까 외톨이가 돼버렸지만..."
- 피해자 큰아들
그런데 사돈 박 씨는 이후 자백을 번복했고, 5번의 재판 끝에 결국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박 씨가 하필이면 사건 당일 사돈인 피해자를 방문한 ’우연‘에 의문을 품었지만, 직접 증거가 없다는 것을 근거로 삼았다. 마을 사람들이나 당시 수사기관은 여전히 박 씨를 용의자로 의심하고 있는 상황. 제작진은 장모의 결백을 믿는다는 피해자의 큰아들과 당사자인 박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것이 알고 싶다'는 12일 밤 11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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