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으로 바뀐 밴스 vs 전사로 변신한 월즈, 美 대선 부통령 TV토론 승자는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2024. 10. 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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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분수령’ 부통령 한판 승부
밴스는 정체성 강화·월즈는 결단력 회복 과제

[박영실의 이미지 브랜딩]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와 JD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사진=AFP·연합뉴스



미국 대선이 초박빙인 가운데 10월 1일(현지 시간)에 진행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과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의 TV토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TV토론을 본 소감을 이미지 브랜딩 측면에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밴스는 지난 대선후보 TV토론에서의 카멀라 해리스 같았고, 월즈는 도널드 트럼프 같았던 측면이 없지 않다.

다시 말해서 자녀 없는 여성을 비하한 과거 발언 논란으로 비호감 이미지의 밴스는 여유로웠고, 소탈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월즈는 공격적이었다. 이는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자신들에 대한 이미지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한 시도로 분석된다.

밴스는 지나치게 강성으로 보이는 이미지를 완화하려고 했고, 월즈는 다소 우유부단해 보일 수 있는 이미지를 보완하려 했다. 따라서 이 토론은 두 후보가 각기 다른 이미지 전략을 통해 각 당의 메시지를 유권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분석된다.

밴스는 보수적인 입장을 강화한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자로, 외교와 이민 정책에서 트럼프의 접근 방식을 정당화하려 했다. 반면 월즈는 총기 규제를 비롯해 미국을 위한 해리스의 정책 메시지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뉴욕타임스는 월즈가 밴스보다 더 공격적이었다고 보도했고, 워싱턴포스트는 밴스가 예리하고 세련된 토론을 펼쳤다고 전했다. 이번 TV토론이 미국 대선의 흐름을 바꾸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두 후보를 이미지 브랜딩 측면에서 ABC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Appearance
 붉은 넥타이 밴스 vs 푸른 넥타이 월즈, 패션으로 읽는 전략


붉은 넥타이에 라이트 네이비 슈트를 선택한 밴스는 월즈가 발언을 할 때 해리스처럼 여유 있는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보며 경청했고, 푸른색 넥타이에 다크 차콜그레이 슈트를 입은 월즈는 밴스가 발언을 할 때 트럼프처럼 상대를 바라보지 않았다. 대신에 진지한 표정으로 탁자 위 종이에 메모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깔끔한 헤어스타일의 밴스는 특히 가족 이야기를 할 때 부드러운 미소를 선보이며 자신의 냉정한 이미지를 반전시켰다. 반면에 초반부터 진지한 표정으로 일관한 월즈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산타클로스 미소’를 선보이지 않았다.

밴스의 최근 패션 스타일은 그의 정치적 변화와 함께 크게 달라졌다. 초기에는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실리콘밸리의 영향을 받은 캐주얼한 스타일을 선호했다. 그러나 정치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후, 특히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된 이후 그의 스타일은 트럼프의 영향을 받았다.

이 스타일 변화는 그가 초기의 캐주얼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보다 전통적이고 강력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전략적인 브랜딩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월즈의 최근 패션 스타일은 그의 정치적 이미지와 미드웨스턴 정체성을 강하게 반영한다. TV토론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클래식한 정장을 착용하지만 월즈는 전통적인 정치인의 정장 스타일 대신 칼하트 작업복과 카모플라주 캡을 즐겨 착용한다.

이러한 캐주얼한 스타일은 그의 실용적이고 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한다. 특히 칼하트 브랜드는 오랫동안 미국의 블루칼라 노동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어왔고, 월즈는 이를 통해 미드웨스트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그들과 같은 일상을 공유하는 인물임을 어필하고 있다.

이러한 스타일 선택은 최근 정치인들이 캐주얼한 옷차림으로 대중과 더 가깝게 느껴지려는 시도와 일맥상통한다.

팀 월즈 민주당 부통령 후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Behavior
 밴스의 자신감 vs 월즈의 신중함, 태도로 드러나는 리더십


TV토론에서 밴스와 월즈의 태도는 악수와 제스처에서부터 두드러지게 대비됐다. 밴스는 악수할 때 상체를 곧게 편 자세에서 상대를 직접 바라보며 미소를 지어 자신감을 표현했다. 이는 그가 토론에서 편안하고 여유 있는 자세를 취할 것임을 암시했다.

그의 몸짓은 개방적이고 차분했으며 상대방의 발언을 경청할 때도 비교적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했다. 특히 밴스는 가족 이야기를 할 때 부드러운 태도를 보이며 평소 냉철한 이미지를 유연하게 전환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월즈는 악수할 때 차분한 표정과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상대방에게 예의 바르게 응대했지만 보다 진지하고 무게감 있는 태도를 유지했다. 토론 내내 월즈는 매우 진지한 표정으로 일관했고 상대방의 발언을 들을 때도 시선을 마주치는 것보다는 메모하는 제스처를 통해 자신의 신중함을 강조했다.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이 7월 20일(현지 시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합동 유세를 펼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Communication
 젠틀해진 밴스 vs 옥의 티 남긴 월즈, 말로 드러나는 능력


밴스가 이번 토론에서 평소보다 상대를 공격하는 수위를 낮추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태도로 접근했다고 분석된다. 물론 중간에 말을 끼어들면서 공세를 몰아가기도 했지만 TV토론 초반에 답변을 하면서 토론 사회자와 시청자는 물론 상대 후보인 월즈에게도 감사 인사를 하는 등 젠틀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월즈는 민주당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목적으로, 보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빠른 말 속도로 강한 비판을 통해 밴스와 트럼프의 정책을 공격하며 민주당의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 하지만 외교·안보 분야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이스라엘과 그 대리인들(proxies)’이라는 실언이 ‘옥의 티’가 됐다.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8월 20일(현지 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유세장에 참석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두 정치인의 이미지 브랜딩은 각자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다르게 형성됐다. 밴스는 강력한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강조하지만 트럼프의 여러 논란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면서 자신만의 정치적 정체성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트럼프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독자적인 정책과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더 넓은 유권자층을 확보하는 것이 그의 과제다. 월즈는 친근하고 신뢰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미네소타주 내 경제적 불평등과 농업 위기와 같은 지역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또한 그의 포용적인 이미지가 반대편 유권자들에게는 부족한 결단력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을 극복하고 강한 리더십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이번에 진행된 두 후보의 TV토론에서 과연 누가 더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사진=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제공



박영실 퍼스널이미지브랜딩랩 & PSPA 대표·숙명여대 교육학부 겸임교수·명지대 교육대학원 이미지코칭 전공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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