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총선 위해 어떤 일도 한다" "당 혼란, 제 책임"…퇴진 여지 남겨

기사내용 요약
비명계 "복선 깔아둔 것…행동 이어질지 봐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홍근 원내대표와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3.1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여동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 '질서 있는 퇴진론'이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16일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 내홍과 관련해선 "당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했다. 이 대표의 발언을 놓고 당 안팎에선 적정 시점의 퇴진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관측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본인의 체포동의안 이탈표 사태에 대해 "의원들의 당을 향한 충정과 지적으로 생각한다"며 "겸허히 그 부분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 상황의 근본적 원인이 지금까지 저를 비롯한 지도부의 소통부재에서 비롯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혼란의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또 "내년 총선이 대한민국의 미래와 운명을 결정하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국가, 국민, 당의 미래를 위해서라면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시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지만 친이재명(친명)계, 비이재명(비명)계, 지도부를 가리지 않고 이 대표의 퇴진론이 쏟아지던 중이었다.

친명계 일각에서는 올 연말께 이 대표가 스스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질서있는 퇴진론'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명계에서는 공개 발언을 통해 이 대표가 가능한 빠르게 퇴진해야 한다는 의견(이상민)과 질서있는 퇴진을 하되 연말보다는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조응천) 등이 나오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조기에 이 대표가 물러난 뒤 전당대회까지 치르는 방안을 각오해야 한다. 비상대책위원회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새로 선출된 지도부가 민주당을 제대로 쇄신해야 총선에서 중도층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도부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지키자는 의견과 이 대표로는 선거가 어렵다는 의견이 있다"며 "초가을 정도에 판단할 시기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초가을에 퇴진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아니지만 퇴진 논의에 불이 붙을 수 있다고 시사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어떤 일도 할 수 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은 당내에 분출하던 이 대표의 퇴진론을 사실상 받아들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비명계 의원은 "복선을 깔아둔 것으로 본다"며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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