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용 경유 75만리터 불법 유통…잘못 넣으면 '차가 멈춰'
선박용 경유 75만리터, 약 13억원어치를 주유소에 불법 유통한 일당 21명이 붙잡혔다.
해양경찰청은 7일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1년간 공조한 끝에 선박용 경유를 혼합한 가짜 경유를 유통한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 무등록 석유판매업자인 B씨 등에게 선박용 경유 75만 리터를 헐값에 사들인 뒤 충남 C주유소 등 17곳에 판매했다. 해당 주유소는 기존 경유에 선박용 경유를 섞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선박용 경유는 일반 경유보다 유황 함유량이 최대 10배 많이 들어있다. 대기 오염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에 사용하면 엔진이나 배기 계통에 고장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10월, 충남 C주유소에서 주유한 차량 23대가 갑자기 멈춰서는 문제가 발생했다. 해당 경찰서는 즉시 수사에 나섰지만, A씨가 제품을 운반한 운전기사 D씨에게 허위 진술을 댓가로 현금을 제공하며 수사망을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한국석유관리원과 1년 간 끈질기게 수사한 끝에 일당을 검거에 성공했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기름값이 고공행진 하면서 가짜 석유 불법유통 사범들이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한국석유관리원 등 관계기관과 적극 행정을 추진해 석유제품 불법 유통이 근절될 수 있도록 수사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