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직격탄… 韓 경제규모 ‘세계 톱10’서 3계단 미끌 [뉴스 투데이]
2022년 원·달러 환율 12.9% 급등
명목 GDP 3.9% 증가 추정에도
달러기준 7.6%줄어 1조6733억弗
‘원자재 수출’ 러·濠·브라질은 추월
2023년 저성장… 10위 재진입 불투명
지난해 우리나라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세계 13위로 떨어지면서 유엔 기준 10위권 자리를 수성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달러로 인해 달러로 환산한 우리 경제지표가 저평가받은 데다, 국제유가 고공 행진의 영향으로 원자재 수출국의 GDP가 큰 폭으로 상승한 탓이다. 수출 부진 등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10위권 재진입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은의 추산에 따르면 우리 경제 규모가 유엔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3계단 뒷걸음질 친 것이다. 한국의 명목 GDP 순위는 2018년 10위에 오른 뒤 2019년 12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가 2020년 다시 10위를 탈환했고, 2021년에도 10위를 유지했다. 2021년 우리나라보다 낮은 순위를 기록했던 러시아(11위), 호주(12위), 브라질(13위)이 지난해 한국을 추월했다.
우리나라의 명목 GDP 순위가 뒷걸음질 친 가장 큰 이유로는 강달러 상황이 꼽힌다. 지난해 원화 기준 명목 GDP는 전년(2080조2000억원) 대비 3.9% 증가했으나, 달러화 기준으로는 7.6% 감소했다.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원화를 달러화로 환산한 가치가 저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연평균 12.9% 급등했다. 한은 관계자는 “강달러로 인해 원화를 달러화로 환산해 표기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GDP) 지표가 좋지 않게 나온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수출 부진 등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 우리 경제가 상위 10개국에 재진입할지도 불투명하다. 최근 정부와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췄다. 경기가 ‘상저하고’(상반기 저조, 하반기 고조)를 보일 것이라는 애초 전망과 달리 하반기에도 급격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집계가 공식 유엔 통계를 기준으로 작성한 것이 아니어서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해당 통계가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영국, 인도,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외에는 국제통화기구(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전망치를 활용했기 때문에, 명목 GDP 규모나 순위 등의 구체적인 수치는 변동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의 공식 통계는 내년 1월쯤 발표된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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