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보라. 2007년 방영된 무한도전 강변북로 가요제에서 하하가 추억의 명곡 ‘키 작은 꼬마 이야기’를 열창하고 있다.

이 가요제가 열린 지점은 서울 성산대교 바로 아래쪽이다. 가요제 영상을 보다 보면, 공연장 뒤편으로 성산대교 특유의 빨간 철골이 계속 보인다.

무한도전 말고도 성산대교 하면 떠오르는 게 바로 교통체증, 그리고 공사다. 요 다리를 지날 때마다 밤낮없이 계속 공사를 하고 있다는 불평불만이 끊이지 않는데, 유튜브 댓글로 “성산대교는 왜 항상 공사 중인지 알아봐 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산대교는 정말 매일 공사 중인 게 맞다.2018년 말 부분 공사가 시작됐고, 2022년부터전면 공사로 확장됐다. 근데 도대체 무슨 공사일까?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
5년에 한 번씩 교량에 관해서 정밀 안전진단을 하게끔 되어 있거든요. 근데 그 정밀안전 진단 결과 성산대교가 C등급이 나왔어요.

그래서 미리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 다시 보강하는 작업. 강도 측면에서도 옛날 기준으로 세운 거를 상향해서 바닥판을 철거하고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즉, 현재 진행 중인 공사는 성산대교를 안전하게 보수하는 작업인 것. 그럼 성산대교는 어쩌다 C등급이라는, 낮은 안전등급을 받은 걸까?

성산대교는 45년 전인 1980년에 지어졌다. 당시 성산대교를 지은 목적은 크게 두 가지였다. 첫 번째로 서울 도심과 서부권의 연결. 성산대교는 원래 성산대로의 일부분으로 지어졌다.

성산대로는 경복궁에서 시작해 금화터널, 신촌, 연희동을 거쳐 망원에서 성산대교를 건너 공항대로와 경인고속도로 입구(현 목동교)와 이어지는 도로였다.

시내에서 김포공항과 경인고속도로라는 서울 서부의 관문들을 빠르게 이어주는 길이었던 셈. 성산대교는 그 길에서도 한강을 건너는 가장 핵심적인 관문이었다.

두 번째는 양화대교의 교통량 분산. 양화대교 역시 서울 시내에서 서남쪽의 인천, 부천, 시흥 등의 도시들로 가는 주요 길목에 위치해있다.

양화대교의 교통량은 점차 늘어났고, 이를 분담할 또 다른 서부 관문을 만들기 위해 성산대교를 만들게 된 거다.

지금은 서부간선도로, 내부순환로, 강변북로 등 주요 간선도로들까지 교차하게 되면서, 성산대교의 중요성이 어마어마해졌다.

자연스럽게 성산대교의 교통량도 치솟기 시작했다. 서울시 자료를 찾아보니까, 성산대교는 서울 내 한강 다리 중 통행량이 한남대교에 이어 2위였다.

그럼에도 성산대교 차선은 다른 한강 다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6차선이라서 항상 차가 막힌다. 여기에 보수공사까지 겹치면서 교통체증이 점점 더 심해지는 것.

취재하다가 알게 된 건데, 교량은 철강 구조물이라 시간이 지나면 녹슬고, 또 이용량에 따라 피로누적이 쌓여 지속적으로 보수공사가 필요하다.

성산대교는 만들어진 지 45년이나 된 노후 교량인 데다가, 이용량이 워낙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C등급 안전등급을 받게 된 거다.

그렇게 성산대교에 보수공사가 필요한 건 알겠는데,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걸까?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
성산대교 전체를 다 막고 (공사)하는 건 아니고요. 예를 들어 1차로를 완료하면 다음에는 넘어가서 3차로를 하고 이렇게 단계별로 진행하고 있거든요.

왕복 6차로 되는 교량을 만약 세네 개 차로를 막고 공사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는 있죠. 그런데 그러면 교통마비가 생기기 때문에 저희가 차로를 축소하지 않는 상태로 보도를 활용해서 공사를 진행하는 중이라 공정상 조금 더디게 된 거죠.

그러니까, 성산대교 전체를 한 번에 보수공사하지 않고, 부분별로 나누어 공사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는 얘기.

다리를 전면 통제하고 빠르게 끝낼 수도 있지만, 하루 14만 대에 달하는 성산대교의 교통량을 공사 기간 동안 다른 곳으로 우회시키는 것부터 불가능한 일이긴 하다.

결국 지금은 차선 별로 구간을 나눠서 보수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공사 때문에 차가 달릴 공간이 부족해지니 인도를 도로로 바꿔서 차선의 개수는 유지한다고. 그래서 공사 기간 동안 성산대교의 인도는 사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안 그래도 좁은 다리에 공사까지 계속 이어지니 교통체증이 극심한데, 이참에 성산대교를 크게 확장해 버리면 안 될까?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 물어보니 이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우선 성산대교는 다리 전체가 일체형 철골 구조로 만들어져(거버 트러스 공법) 확장 자체가 부담이 많이 간다.

또 다리 양 끝에 입체 교차로가 연결돼 있어 강을 건너고 나면 차선이 다시 좁아지는 병목현상이 일어난다.확장만 한다고 교통량이 해소되지 않는 것.

결국 서울시는 성산대교 바로 옆에 월드컵대교를 만들어 교통량을 분산하고, 성산대교 보수공사는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다.

성산대교 보수공사는 2030년 6월 완공이 목표다. 안전을 위해 진행되는 공사인 만큼, 성산대교를 지나는 왱구님들도 너그러이 참아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