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서 갈린 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 생산성…1인당 1억 이상 차이

(윗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KB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제공=각 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생산성이 구조에서 갈리고 있다. 3조원 안팎으로 비슷한 실적을 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력 운영과 비용 구조에서 차이가 벌어지면서 이익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달라지는 흐름이다. 총액으로는 드러나지 않던 격차가 직원 1인당 생산성과 비용 효율 지표에서 확인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 직원 1인당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PPOP)은 평균 4억2455만원을 기록했다. PPOP는 충당금을 제외한 은행의 본원적인 수익 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은행별로 보면 하나은행이 4억6585만원으로 가장 높고 신한은행 4억6374만원, 국민은행 4억3887만원 순이다. 우리은행은 3억2976만원으로 가장 낮다. 상위권과 하위권 간 격차는 1억원 이상 벌어진다.

총영업이익 기준에서는 이 같은 특징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국민은행이 11조4030억원으로 가장 크고 신한은행 10조1147억원, 하나은행 9조1258억원, 우리은행 8조9771억원 순이다.

그러나 일반관리비를 제외한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으로 내려오면 비용을 차감한 뒤 실제 이익으로 전환되는 단계에서 은행별 체력이 갈린다. KB국민은행 6조7537억원, 신한은행 5조9270억원, 하나은행 5조5143억원, 우리은행 4조6836억원 수준이다.

이러한 특징은 총영업이익에서 일반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을 보면 더 분명해진다. 하나은행은 39.6%로 가장 낮고 KB국민은행은 40.7%, 신한은행은 41.4% 수준이다. 반면 우리은행은 47.8%로 다른 은행들과 격차가 크다. 같은 100원을 벌어도 하나은행은 40원 수준을 비용으로 쓰는 반면 우리은행은 48원을 투입한다.

CIR과 1인당 생산성은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비용 구조가 가벼운 은행일수록 인력당 수익 창출력도 높다. 하나은행은 비용과 인력을 동시에 압축한 구조를 기반으로 가장 높은 생산성을 기록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은 40%대 초반에서 유사한 효율 구간을 형성한다. 우리은행은 비용 구조 부담이 생산성 격차로 이어진 모습이다.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생산성 지표 비교 /그래픽=김홍준 기자

사업 구조 차이가 배경에 있다. 외환과 기업금융 비중이 높은 은행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다. 반대로 리테일 기반이 두터운 은행은 점포와 인력 유지에 따른 비용이 구조적으로 발생한다. 고객 접점 확대와 비용 효율 사이에서 선택이 갈린다.

하나은행은 효율 중심 구조다.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높은 생산성을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CIR 30%대 진입은 비용 구조 관리가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됐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는 인력 구조 조정 효과가 일부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비용을 줄이는 방식과 수익을 늘리는 방식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국민은행은 다른 축에 서 있다. 1인당 생산성은 상위권보다 낮지만 총영업이익과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 모두에서 가장 큰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판관비 규모 역시 가장 크지만, 그 비용을 통해 더 큰 수익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비용 대비 수익 회수 능력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구조다.

신한은행은 이 중간 지점에 서 있다. 40%대 초반 CIR을 유지하면서도 1인당 생산성에서는 하나은행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비용을 과도하게 줄이지 않으면서도 수익 기반을 유지하는 구조다. 글로벌 사업과 비이자이익 확대가 일정 부분 완충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리은행은 성격이 다르다. 판관비 규모는 신한은행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총영업이익은 더 낮은 구간에 머물러 있다. 비용을 크게 늘린 구조라기보다 투입된 고정비를 상쇄할 만큼의 수익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다. 그룹 내 비은행 계열사 시너지가 제한된 상황에서 은행 본업 의존도가 높은 구조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점포 축소와 비대면 확대는 단순한 채널 전환이 아니라 인력과 비용 구조를 동시에 바꾸는 작업이었다"며 "같은 인력으로 얼마나 많은 수익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은행 간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은 지난해 3조원 안팎의 지배주주순이익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으로 국민은행 3조8522억원, 신한은행 3조7748억원, 하나은행은 3조7475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을 형성했다. 우리은행은 2조5896억원으로 2조원대 중반에 자리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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