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주도 초대형 AI 데이터 건설 참여 LOI...월 90만장 고성능 D램 공급 가능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픈AI가 주도하는 700조원 규모의 '스타게이트 동맹'에 본격 참여한다.
글로벌 고성능 D램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초거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삼성과 SK는 향후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 핵심 공급업체로서 지위를 확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각각 만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협력사로 참여하는 내용의 상호협력 의향서(LOI)에 서명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올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사업으로, 최대 5000억달러(약 700조원)를 투자해 2029년까지 미국에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20곳 등 핵심 인프라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픈AI와 오라클, 일본 소프트뱅크 등이 주도하고 있는데 이번에 삼성과 SK가 핵심 파트너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가 전례없이 큰 규모인 만큼 막대한 양의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 오픈AI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웨이퍼 기준 월 90만 장 규모의 고성능 D램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이 수요에 맞춰 내부적으로 생산 체계를 개편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역시 삼성과 SK가 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금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한국은 글로벌 메모리 시장에서 수십년 동안 1위를 지켜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의 70% 이상을, 낸드플래시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필수인 고성능·저전력 D램 시장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는데, HBM 시장에서 한국은 올 2분기 기준 SK하이닉스(62%)과 삼성전자(17%)를 합쳐 8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참여 외에 국내 AI 생태계 확산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SK는 전남에, 삼성은 포항에 각각 오픈AI 전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 회장과 최 회장이 배석한 가운데 올트먼 CEO를 만나 “세 기업이 체결한 파트너십은 글로벌 시장을 이끌 상생의 파트너십”이라며 “오픈AI와의 협업이 국내 수출 확대, 고용 창출로도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오픈AI 간 삼각동맹이 본격화되면서 '메모리 슈퍼 사이클'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졌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서버 확산에 따른 HBM 수요 급증은 단기적인 가격 상승 뿐 아니라 중장기적 구조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회복세가 3분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이번 반도체 상승 사이클이 2027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앞으로 1년 넘게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증권가에선 올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