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이 1조 원" 다신 없을 천재 오타니가 10년째 고집한다는 '국산 자동차' 정체

연봉 수백억 때도 고집했던 LF 쏘나타

2018년 일본 주간지 ‘플래시(FLASH)’는 “오타니 쇼헤이의 통근용 차량은 약 200만 엔(약 1,980만 원)의 한국제 세단”이라는 제목과 함께 LA 에인절스 구장에 도착하는 오타니의 모습을 포착해 보도했다. 사진 속 차량은 현대자동차 LF 쏘나타였고, 매체는 “구단이 여러 차종을 제안했지만 오타니가 직접 이 차를 골랐다”며, 연봉 수백억 원에도 ‘200만 엔짜리 한국산 중형차를 타는 겸손함’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이적 규정 탓에 ‘연봉 1조’와는 거리가 먼 마이너 계약 수준이었지만, 일본·미국을 통틀어 가장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그럼에도 플래시는 “더 크고 고급스러운 SUV를 권유한 구단 측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답했다”는 구단 관계자 증언을 전하며, 화려함보다 실용성을 택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면허도 없이, 늘 조수석에만 앉았던 이유

흥미로운 점은 오타니가 LF 쏘나타를 탈 당시 운전면허조차 없었다는 사실이다. 2018~2019년 사이 그는 일본인 전담 통역이 운전하는 쏘나타의 조수석에만 앉았고, 뒷좌석은 거의 이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오타니는 “운전해 주는 사람을 뒤에서 내려다보듯 앉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며, 언제나 조수석에 탑승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고 한다.

오타니는 2019년이 되어서야 미국에서 운전면허를 취득했고, 그때까지 출퇴근과 이동은 통역·구단 스태프 차량에 의존했다. 이 시기 LF 쏘나타는 ‘오타니의 첫 팀 제공 차량’이자, 팬들 사이에서는 “세계 최고 투타 겸업 선수의 첫 차가 한국 현대차”라는 상징성까지 얻었다.

오타니가 골랐던 LF 쏘나타는 어떤 차였나

오타니가 선택한 LF 쏘나타는 2014년부터 생산된 7세대 쏘나타로, 현대차의 대표 중형 세단이다. 북미 기준으로 2.4L 가솔린·1.6 터보 등 라인업이 제공됐고, 미국 가격은 대략 16,900~24,000달러, 국내 기준 약 2,200만~3,200만 원대에 책정됐다.

현대차는 LF 세대에서 차체 강성을 강화하고 6·7단 자동변속기, 개선된 연비·정숙성을 내세웠으며, 북미 시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편안한 중형 패밀리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슈퍼스타가 탈 차로 보면 소박하지만, 오타니는 “이 정도라면 충분히 좋은 차”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첫 자차’로 넘어간 테슬라 모델 X

운전면허 취득 후 오타니가 처음으로 직접 운전한 차는 전기 SUV 테슬라 모델 X였다. 2021년 일본 매체가 에인절스 스프링캠프에 매트블랙 모델 X를 타고 등장하는 영상을 보도했고, 이를 테슬라 이사회 멤버 히로 미즈노가 트위터에 올리며 화제가 됐다. 그는 “메이저리그의 센세이션, 오타니 쇼헤이가 첫 차로 모델 X를 선택했다. 좋은 선택”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을 공유했고,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도 하트 이모지와 일본 국기 이모지를 남기며 화답했다.

모델 X는 듀얼 모터·롱레인지 사양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500km 안팎, 0→시속 100km 가속 3초대 성능을 내는 테슬라의 플래그십 전기 SUV다. 친환경 이미지와 실용성, 그리고 ‘미래지향적’이라는 상징성이 강한 모델인 만큼, 젊은 슈퍼스타 오타니의 첫 자차로서도 어울린다는 평가가 많았다.

포르쉐 앰배서더가 된 이후의 선택

2022년 오타니는 포르쉐 재팬과 앰배서더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으로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얼굴이 됐다. 포르쉐 측은 그에게 전기 스포츠 세단 타이칸과 SUV 카이엔 등을 제공했고, 포르쉐 재팬·글로벌 공식 채널에는 오타니가 타이칸 터보 S를 타고 시승하는 영상·화보가 잇따라 공개됐다.

타이칸 터보 S는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과 0→100km/h 2.4초의 가속력을 갖춘 포르쉐 첫 순수 전기차로, 브랜드의 미래 전략을 상징하는 모델이다. 포르쉐는 “조용하지만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타이칸의 이미지가, 말보다 성적으로 말하는 오타니의 스타일과 닮았다”고 설명한다.

‘연봉 1조’의 자동차 철학: 과시보다 실용·이미지

오타니의 차 선택을 시간 순서대로 보면 ‘LF 쏘나타 → 테슬라 모델 X → 포르쉐 타이칸·카이엔’으로 이어진다. 연봉과 유명세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졌지만, 초기 선택은 국산 중형 세단, 그 다음이 전기 SUV, 이후에는 환경·브랜드 이미지가 강한 전기 스포츠 세단으로 이어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자동차 전문 매체들은 “오타니는 후원 계약을 제외하면 호화 슈퍼카나 튜닝카를 수집하는 유형이 아니다”라며, 실용성과 팀·스폰서 관계, 친환경 이미지를 고려해 차량을 선택해 온 것으로 분석한다. 그 출발점에 한국 현대차 LF 쏘나타가 있었다는 사실은, 한국 팬들에게도 “다시는 나오기 힘든 천재가 한때 국산 중형차를 첫 팀 차량으로 골랐다”는 상징적인 에피소드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