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가 공개한 최신 영상 속, 사막의 하늘을 향해 우아하게 솟은 한국산 천궁-II 미사일 발사대가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영국의 방위산업 전문매체인 JANES도 "한국산 방공시스템의 인도가 확인되었다"고 보도하며 이 순간을 주목했습니다.
2022년 UAE를 시작으로, 2023년 사우디아라비아, 2024년 이라크까지 - 중동의 핵심 국가들이 앞다투어 선택한 이 시스템은 미국의 패트리어트, 유럽의 SAMP/T, 러시아의 S-400와 정면으로 경쟁하며 승리를 거두고 있습니다.
패트리어트 PAC-3와 같은 직격 방식(hit-to-kill) 기술을 채택한 천궁-II는 항공기와 순항미사일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요격까지 가능한 다층 방어 체계입니다.
한국군이 패트리어트와 사드(THAAD) 사이의 중간층 요격 시스템으로 운용하는 이 첨단 무기가 어떻게 석유 부국들의 '필수장비' 장비로 떠올랐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사막의 별이 된 천궁-II(M-SAM)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상공을 가로지르는 미사일 한 발. 이는 2019년 사우디 아람코 석유시설 공격 당시 후티 반군이 발사한, 사우디 방공망을 뚫은 미사일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중동 국가들에게 기존 방공시스템의 한계를 일깨우는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기존 미국산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낮은 고도로 접근하는 드론이나 순항 미사일에 취약점을 드러냈어요. 그런데 한국의 천궁-II는 이런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다층 방어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중동 방위산업 전문가 아흐메드 알 자비르의 말입니다.
천궁-II는 저고도에서 고고도까지 다양한 공중 위협에 대응 가능한 한국의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으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중동 국가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2022년 UAE와의 약 4조원 규모 수출 계약은 한국 방공시스템의 중동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가성비의 왕자, KM-SAM과 비호 시스템
"같은 가격에 더 많은 포대를 배치할 수 있다는 것은 방공망 구축에 있어 결정적 장점입니다."
쿠웨이트 국방부 소속 공군 장교 모하메드 알 사바의 말처럼, 한국산 방공시스템의 가장 큰 경쟁력은 '가성비'입니다.

비호 자주대공포와 KM-SAM은 각각 미국의 어벤저, 러시아의 판치르-S1 시스템과 비교해 유사한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은 20~30%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더불어 중동 국가들이 직면한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영역을 커버하는 다수의 방공 포대가 필요합니다.
한국산 시스템은 비용 효율성으로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키며, 특히 중소 규모 국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의존도 탈피
중동 국가들이 한국산 방공시스템에 관심을 보이는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전략적 다변화입니다.

지정학적으로 복잡한 중동 지역에서 특정 강대국에 군사적으로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산 무기는 인권 문제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수출이 제한될 수 있고, 러시아산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 제재로 인한 부품 공급 문제가 있습니다. 한국은 이런 문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죠."
카타르 국방연구소의 파리드 알 아타르 박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실제로 한국은 군사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협력에도 유연한 접근법을 보여,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국가들이 추구하는 국방 산업 현지화 전략과도 잘 맞아떨어집니다.
실전 검증된 신뢰성
아이러니하게도, 한국 방공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북한의 '기여'가 있었습니다.

수십 년간 북한의 다양한 미사일 및 항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해 온 한국의 방공 기술은 실제 위협 환경에서 검증된 시스템이라는 강점을 갖습니다.
"이론적 위협이 아닌 실제 위협에 대응하며 발전한 시스템이라는 점이 믿음을 줍니다. 특히 북한 무인기의 특성이 이란제 드론과 유사한 점이 많아, 중동 국가들의 현재 직면한 위협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 방위산업 컨설턴트 다비드 코헨의 분석입니다.
실제로 천궁 시스템은 북한 미사일의 다양한 회피 기동에 대응하기 위한 기능이 강화되어 있어, 중동에서 사용되는 이란제 미사일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맞춤형 통합 능력과 기존 방공망과의 호환성
중동 국가들의 방공 체계는 대부분 미국과 유럽, 러시아 시스템이 혼합되어 있어 통합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한국의 방공시스템은 이러한 환경에서도 뛰어난 적응력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자국 방위를 위해 미국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갖추면서도 독자적인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이 경험이 중동 국가들의 복잡한 방공망 통합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오만 군사 전략가 유수프 알 발루시의 말입니다.
한국 방산기업들은 중동 국가들의 기존 레이더 및 지휘통제시스템과의 통합을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은 기존 서방 및 러시아제 시스템과의 호환성을 위한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미래 전장을 위한 진화, 드론 방어와 에너지 무기
미래 전장에서는 저비용 드론의 대량 공격과 극초음속 미사일 같은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방공시스템은 이러한 미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진화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한국이 개발 중인 지향성 에너지 무기와 드론 방어 시스템은 향후 중동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것입니다."
사우디 국방산업 컨설턴트 칼리드 알 오타이비의 전망입니다.
실제로 한국 방위사업청과 ADD(국방과학연구소)는 레이저와 전자기 펄스를 활용한 대드론 방어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 기술들은 드론 위협이 심각한 중동 지역에서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입니다.

또한 천궁 시스템의 다음 세대로 개발 중인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L-SAM)은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 능력을 갖출 예정으로,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등에서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한때 세계 방산시장에서 단순한 모방자로 여겨졌던 한국은 이제 독자적인 기술력과 실용성을 앞세워 중동의 하늘을 지키는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중동 국가들의 다양한 안보 요구를 충족시키는 한국산 방공시스템은 앞으로도 사막의 하늘에서 그 존재감을 더욱 키워갈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의 방산 기술은 이제 단순한 '대안'을 넘어, 중동 국가들이 갖추어야 할 '필수장비비' 장비로 확고히 자리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