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때? 너 따라잡으려고 벌크업에 얼굴 성형도 했어

김준 기자 2024. 9. 2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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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보니 | 부분 변경 ‘기아 K8’
기아 준대형 세단 K8. 기아 제공
빠릿빠릿한 추진력, 제동도 안정감
앞 좌석 센터에도 에어백 ‘든든’
운전대 그립 감지 기능 추가해

기아는 더는 현대차의 ‘동생’이 아니다. 쏘렌토, 카니발 등 일부 모델은 현대차 경쟁 모델 판매량을 넘어선 지 제법 오래됐다.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의 인지도도 현대차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이처럼 ‘잘나가는’ 기아지만 늘 부러워하는 현대차 모델이 있다. 바로 그랜저다.

K8은 기아가 한국의 40대와 50대가 가장 선호하는 그랜저에 맞서기 위해 만든 차다. 하지만 추월이 쉽지 않았다. 2021년 1세대 모델 출시 즈음 한 번 정도 그랜저를 앞섰을 뿐이다. 지난해는 물론 올해 8월까지도 K8은 그 꿈을 이루지 못하고 최근 출시된 부분변경 모델에 바통을 넘겨야 했다.

벽처럼 단단한 그랜저 판매량을 따라잡기 위해 K8은 몸집을 벌크업하고 얼굴을 성형했다. 앞 범퍼와 뒤 범퍼 등을 늘려 전장이 5m가 넘는 ‘대형 세단’으로 변신했다. 전장만으로 따지면 그랜저나 제네시스 G80보다 길다.

얼굴도 완전히 바꿨다. 보닛 바로 아래 가로로 엘이디 램프를 넣고, 헤드램프는 세로형으로 배치했다. 흔히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도 없애 전면부를 이전 모델보다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로 바꿨다.

파워 트레인 등 동력 성능은 어떨까. 가솔린 2.5ℓ 직분사 트림으로 점검해봤다. 엔진은 가볍게 돌고, 변속은 적절한 속도로 이뤄진다. 4000~5000rpm에 이르는 고회전 영역에서는 제법 날카로운 소리가 나지만 실내 유입이 많지 않아 인상적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차가 좀 더 ‘빠릿빠릿’해진다.

운전대 뒤편 패들시프트로 기어를 조작하면 더욱 재미난 운전이 가능하다. 3단이나 4단에 기어를 고정한 뒤 풀액셀을 하면 5m가 넘는 체구에도 차가 쏜살같이 튀어 나간다. 운전대를 돌리는 만큼 차 머리도 잘 돌아주는데, 제법 급하게 꺾어도 차체가 꿀렁대거나 허둥대는 기색은 없다. 제동력도 나쁘지 않다. 차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겠지만, 시승 차는 초기 답력(밟는 힘)에 재빨리 반응했다.

앞 좌석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한 10 에어백 시스템을 갖춰 안전성도 높아졌다. 이전에는 센터 에어백이 없었다.

첨단 편의장치에도 몇몇 기능이 추가됐다. ‘고속도로 보디 모션 제어’가 대표적이다. 이 기능은 고속도로 주행 보조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을 켜놓고 달릴 때 차량 속도가 변화하면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을 제어해 상하, 전후 흔들림을 줄여준다.

하지만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면서 따라가는 기능의 경우 가·감속과 제동, 차로 중앙을 유지하는 로직이 조금만 더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매핑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무엇보다 반가운 것은 정전식 센서 기반의 운전대 그립 감지 기능 추가다. 이 기능 덕분에 운전대를 잡고 있음에도 계속해서 운전대를 잡으라는 ‘바보스러운’ 안내를 피할 수 있게 됐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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