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허리띠 졸라매는데...직원 월급 줄이고 본인 지갑은 더 채운 삼양·BGF 오너 일가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 보수 64.9%↑...직원 보수는 5.3%↓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도 49% 늘었지만 직원 보수는 17% 감소

지난해 미국발(發) 관세 여파와 내수침체 등으로 기업들의 인력·사업 구조조정이 잇따랐지만, 삼양그룹과 BGF그룹은 직원 월급을 줄이고 오너 일가의 보수는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CEO스코어가 2025년 기준 총수가 있는 81개 기업집단 중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계열사 460곳을 대상으로 5억원 이상의 보수(상여금 포함)를 지급받은 오너일가를 조사한 결과, 오너 보수가 증가할 때 직원 보수가 감소한 기업이 10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양그룹의 경우 오너 일가와 직원들의 보수 격차가 가장 극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은 2025년 보수가 9억3000만원으로 2024년 대비 64.9% 급증했지만, 같은 기간 삼양홀딩스 직원의 평균 보수는 7454만원에서 7055만원으로 5.3% 줄었다.

김건호 삼양홀딩스 사장. / 삼양그룹

김윤 회장도 삼양홀딩스로부터 수령한 보수가 2024년 35억3000만 원에서 2025년 36억8300만 원으로 4.3% 늘었다.

또 다른 삼양그룹 오너일가인 김정 삼양패키징 부회장, 김량 삼양사 부회장, 김원 삼양사 부회장 등 오너 일가 3인도 각 계열사의 직원별 평균 보수가 2~5% 감소할 때 자신들은 3% 이상 보수를 늘려 대조를 보였다.

BGF에코머티리얼즈도 직원 월급은 줄였지만 오너 일가 보수는 크게 늘렸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의 차남인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의 2025년 보수는 8억4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49%나 급증했다. 하지만 이 회사 직원들의 평균 보수는 16.9% 감소한 4420만원에 그쳤다.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 BGF에코머티리얼즈

이외에도 오너 보수가 증가할 때 직원 보수가 감소한 기업은 ▲LX세미콘(구본준) ▲대우건설(김보현) ▲효성(조현준) ▲원익홀딩스(이용한) ▲에이치디씨(정몽규) ▲GS(허창수)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1인당 평균 보수는 27억원에 달했다. 또 일반 직원 평균 보수의 100배 이상을 받은 총수는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 3명이었다.

지난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총 181억3000만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두산 직원 1인당 평균 보수(1억1445만원)보다 158.4배 많은 액수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지난해 효성 직원 1인 평균 보수(8829만 원)의 115.5배인 101억9900만원을 챙겼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이마트로부터 받은 보수가 58억5000만원으로 직원별 1인 평균 보수(5114만원)의 114.4배에 달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 두산그룹

이 외에 일반 직원과 오너일가 간 보수 격차가 큰 기업은 ▲ 영원무역(성래은) 87.5배 ▲ CJ제일제당(손경식) 84.4배 ▲ 영원무역홀딩스(성래은) 78.1배 ▲ LS일렉트릭(구자균) 77.5배 ▲ 롯데쇼핑(신동빈) 73.1배 ▲ 현대백화점(정지선) 70.2배 ▲ 현대자동차(정의선) 69.9배 등으로 집계됐다.

한편 오너 보수는 줄이고 직원 보수는 늘린 기업은 34곳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 그룹의 경우 서정진 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대표 보수가 2024년 20억7000만 원에서 2025년 11억2600만 원으로 45.6% 줄었다. 같은 기간 서 회장의 보수도 43억7700만 원에서 24억9100만 원으로 43.1%나 급감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셀트리온 직원의 평균 보수는 8855만원에서 9722만원으로 9.8% 늘었다.

수도권 소재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경기침체로 구조조정과 희망퇴직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떨고 있는데 일부 기업 총수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것 같다"며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위화감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