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영 기소 권고에 난감…與, 김여사 리스크 대응 고심
직전과 달리 논평 생략 與, 검찰 결론 예의주시
어떤 결론 나오든 김 여사 입장 표명 촉구↑
독대 재요청 韓, 국민 눈높이 매개로 목소리 키울 듯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기소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국민의힘에는 난처한 기류가 흐른다.
김 여사에 대한 수심위와 정반대 결과가 나왔기 때문인데, 수심위 결과대로 검찰이 최 목사는 기소하고 김 여사만 불기소를 할 경우, 특검법에 대한 여론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검찰의 결정과 관계 없이 김 여사가 이 상황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사과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구하고 있는 한동훈 대표의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 여사 불기소·최 목사 기소? 특검법 압박 '눈높이' 걱정하는 與
지난 6일에는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수심위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법과 절차에 따른 정당한 결정을 수용하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밝혔다.
반면 이날은 공식 논평은 일절 없었고, 모순된 결정을 받아든 검찰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대세였다.
만약, 검찰이 두 차례의 수심위 결정을 각각 존중해서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재판에 넘기고, 김 여사는 처벌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불기소할 경우 법리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국민 눈높이와는 크게 어긋나게 된다. 야권의 특검법 압박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채널A라디오에서 "김 여사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한다면, 정치적으로는 야당의 김 여사 특검법에 힘이 더 실릴 가능성이 있다"며 "원래 특검이라는 것은 수사기관의 수사가 미진한 게 있을 때 보완성의 원리로 시행됐는데,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면, 이상한 것 아니냐며 특검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여론 지지가 실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검찰이 최 목사는 물론 새로운 법리를 토대로 김 여사까지 재판에 넘기는 상황도 국민의힘에게 달갑지 않다. 특검은 피할 수 있겠지만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래로 명확한 사과보다 '정치 공작'의 피해자 프레임을 앞세워 온 여권 전체에 거대한 역풍이 불 수 있다.
당내에서는 최 목사와 김 여사 모두에게 불기소 처분이 내려져 명품백 수수 의혹 자체가 불성립하게 되는 편이 가장 낫다는 판단이 나온다. 최 목사에 대한 수심위 결과가 8 대 7로 매우 근소하게 엇갈렸던 만큼, 만장일치로 불기소가 결정됐던 김 여사 수심위 결과를 종합하면 검찰이 이러한 결론을 내는 데 무리가 없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가장 말이 안 되는 대목은 최 목사가 검찰 조사에서는 명품백을 준 것이 청탁 목적이 아닌 접견 수단이라고 했다가 수심위에서는 청탁 목적으로 줬다고 입장을 바꿨다"며 "8명은 기소고 7명은 불기소라면, 검찰이 결정하겠지만, 결국 불기소로 가지 않겠나하고 본다"고 내다봤다.
어떤 결론이든 사과 필요 의견↑…독대 희망 韓 목소리 더 키울 듯
김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두고 수차례 '국민 눈높이'를 강조해 온 한동훈 대표의 목소리도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대표는 이날 최 목사의 수심위 결과와 관련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대신 한 대표는 전날 거절 이후 다시 요청한 윤 대통령과의 독대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독대를 재요청한 이유에 대해 "중요한 현안에 관해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씀드렸고, 그 필요가 여전히 있지 않나"라며 "어제 (만찬 자리는) 그런 말씀을 나눌 자리가 아니었다"고 답했다. 이어 "저는 윤 대통령과 중요한 문제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치는 인생에 있어 중요한 현안을 해결하려 노력하는 과정이 아니겠나. 저는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독대에서 논의하고 싶은 중요한 문제 중 하나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사안을 꼽은 바 있다. 한 대표 측 설명에 따르면, 전날 윤 대통령과의 만찬에서는 관련 사안을 언급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는데, 독대를 매개로 한 대표가 목소리를 더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친한계로 꼽히는 한 의원은 "의정갈등은 물론 김 여사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국민적 우려가 큰데, 이를 계속 무시하고 시간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라며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최소한의 조치로라도 필요하다는 점이 다시 확인됐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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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techan9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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