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3년간 도루 0회’ 선수도 뛰기 시작했다···얇은 전력을 작전으로 극복할 수 있을까

키움이 급격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과감하게 번트를 대고 뛴다. 그러나 작전으로 점수를 내는 기반이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역효과가 날 뿐이다. 설종진 키움 감독대행이 선언한 ‘작전 야구’가 과연 키움의 색깔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홍원기 감독이 물러나고 지휘봉을 이어받은 설 대행은 지난 20일 삼성전을 시작으로 실전에 돌입했다. 우천으로 3경기가 취소된 끝에 가까스로 치러진 감독 데뷔전이었다. 이날 키움의 야구는 이전까지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주자가 나가면 적극적으로 도루하고 번트를 댔다. 설 대행이 취임 첫날 이야기한 ‘작전 야구’를 하려 애썼다.
키움은 이날 도루를 3번, 번트를 1번 시도했다. 이례적이었다. 키움은 전반기 91경기를 치르는 동안 경기당 평균 도루 시도 횟수가 0.52번에 불과하다. 총 희생번트 개수 역시 17개로 리그 최소였다. 위험을 무릅쓰고 작전을 시도하기보다는 강타자들의 타점 생산을 기다리는 팀이었다.
이날은 달랐다. 일단 주자가 출루하면 벤치에서 사인이 났다. 이주형은 3회 안타로 출루하자마자 후속 타자 최주환의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결과가 좋았다. 최주환의 진루타와 주성원의 적시타가 이어지며 이주형은 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도루하지 않았다면 무득점에 그쳤을 이닝이었다.
키움의 거의 유일한 단골 도루 주자 송성문도 5회 2사후 볼넷으로 출루한 후 곧바로 도루했다. 키움은 ‘언제든 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상대 팀에 확실히 전달했다. 삼성 투수들도 끊임없이 주자를 견제했다.
그러나 무리한 도루 시도도 있었다. 7-9로 리드를 빼앗긴 7회, 키움은 이중 도루를 시도했다. 주성원과 김건희의 볼넷으로 2사 1·2루가 된 상황이었다.
후속 타자가 송성문이었기에 클러치 득점을 기대할 수도 있었지만 벤치에서는 도루 사인이 나왔다. 주자는 2023년 1군 데뷔 이래 도루 시도를 한 번도 한 적 없는 주성원과 김건희였다. 결국 1루 주자 김건희가 2루에서 태그아웃되면서 키움의 7회는 허무하게 끝났다.

번트 시도 역시 아쉬웠다. 2회 선두 타자 김건희가 안타로 출루하자마자 후속 타자 전태현이 번트를 댔다. 그러나 제대로 맞지 않은 공이 타석 뒤로 튀면서 그대로 파울플라이 아웃이 됐다. 소득 없이 아웃카운카운트만 추가한 키움은 주자를 2명 내보내고도 병살타로 이닝을 마무리했다.
키움의 후반기 첫 경기이자 설 대행의 데뷔전은 ‘라팍 악몽’으로 끝났다. 삼성에 무려 7개의 홈런을 얻어맞으며 15실점했다. 홈 팀이 작정하고 터트리는 ‘빅 볼’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나름의 소득은 있다. 경기 초반 삼성 선발 투수 아리엘 후라도를 잘 공략해 4이닝 11피안타로 조기 강판시켰다. 그러나 타자 친화적인 구장에서 ‘스몰볼’을 구현하려다가 역효과를 보고 말았다.
키움의 후반기 레이스는 지금부터다. 설 대행의 야구가 ‘무리수’로 돌아갈지, 시행착오를 거쳐 단단하게 자리 잡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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