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노래 그 사연] 오동잎 떨어지는 가을밤…‘오동동’ 애타는 마음의 가락

관리자 2025. 9. 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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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자 ‘오동동타령’
‘오동동타령’이 수록된 ‘황정자 가요 힛트 앨범’, 1970년.

예전엔 추석이면 일가친척이 모여 앉아 음식을 놓고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불렀다. 그렇게 부르던 노래 중 하나가 윤부길 작사, 한복남 작곡, 황정자 노래의 ‘오동동타령’이다.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 / 동동주 술타령이 오동동이냐 / 아니요 아니요 궂은 비 오는 밤 낙숫물 소리 / 오동동 오동동 그침이 없어 / 독수공방 타는 간장 오동동이요.”

오동추야(梧桐秋夜)는 ‘오동잎 떨어지는 가을밤’을 뜻한다. 과거에는 거리에 오동나무가 많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가을비 우산속’을 부른 허스키 음색의 가수 최헌의 히트곡 ‘오동잎’도 “오동잎 한잎 두잎 떨어지는 가을밤에”로 시작하는 것을 보면 개연성이 있다.

이 곡이 히트하면서 ‘오동동’에 대한 설이 많았다. 전남 여수 오동도라는 설과 경남 마산(현재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이라는 설이 팽팽했는데, 노래를 부른 황정자가 마산 오동동 골목이라고 확인하면서 일단락됐다. 과거 마산 오동동은 기생 술집이 많았고, 그곳을 배경으로 윤부길이 노래를 지었다는 것이다. 윤부길은 가수 윤항기와 윤복희의 아버지면서 일제강점기때 오페라를 제작하는 등 대중과 순수를 오간 천재 예술인이었다.

‘오동동타령’을 탄생시킨 윤부길·한복남·황정자 그룹은 1959년 ‘처녀뱃사공’도 취입했다. “낙동강 강바람에 치마폭을 스치면”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가 크게 히트하자 경남 함안군과 의령군이 서로 자기네 고장이 배경이라며 다툰 일도 있다.

한편 우리 조상들은 가을밤 달빛을 벗 삼아 동동주나 막걸리를 마셨다. 달이 뜨면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다. 그런데 서양에서 달은 흉조를 뜻한다. ‘트와일라잇’이나 ‘노스페라투’ 같은 영화를 보면 달과 함께 뱀파이어가 등장한다.

‘오동동타령’은 옛노래가 되는 듯했지만 1979년 동남아에서 활동하다 들어와 ‘마음 약해서’를 히트시킨 그룹사운드 들고양이들(The Wild Cats)이 리메이크하며 베이비붐 세대도 좋아하는 노래로 재탄생했다.

필자는 사회복지사 자격증이 있어 전국 노인복지관이나 요양원을 찾아 강연하며 함께 노래한다. 이때 ‘오동동타령’이 나오면 자신의 이름조차 잃어버린 치매 노인들도 일어나 몸을 흔들며 따라 부르는 것을 보며 노래의 힘을 다시 확인한다. 2024년 조사된 65세 이상 홀몸노인은 213만명이라고 한다. 이번 추석은 가족과 친지 어르신들도 함께 챙겼으면 한다. 

박성건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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