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석 잃어버린 연립여당… 12년만에 日정권 교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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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취임과 함께 던졌던 조기 총선 승부수가 15년 만에 자민당 단독 과반 실패라는 최악의 결과로 끝났다.
이처럼 자민당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데는 정치 비자금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정치 비자금 문제가 확산하면서 자민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커졌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는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며 연임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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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연루 28명 무더기 낙선
고물가 경제난에 與심판론 강세
연립여당 공명당 대표도 떨어져
자민당, 공천배제 18명 복당땐
과반 확보해도 ‘부패당’ 꼬리표
입헌민주 등은 정권탈환 노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취임과 함께 던졌던 조기 총선 승부수가 15년 만에 자민당 단독 과반 실패라는 최악의 결과로 끝났다. 정치 비자금 문제로 불거진 부패 정당이라는 유권자들의 인식을 바꿀 당 개혁안을 제대로 내놓지 않고 조기 총선에 나선 것이 패배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또 장기간 경제 부진 속에 고물가로 민생 경제의 부담이 높아진 것도 자민당에 대한 심판론을 키운 것으로 해석된다. 자민당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의 의석수 합계도 과반(233석)에 못 미치는 215석에 그치면서 일본 정계는 당분간 격변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28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전·현직 각료들까지 대거 낙선하면서 과반석 확보에 실패하는 참패를 당했다. 현직 각료인 마키하라 히데키(牧原秀樹) 법무상과 오자토 야스히로(小里泰弘) 농림수산상 등도 낙선했다. 특히 연립여당의 한 축인 공명당의 이시이 게이이치(石井啓一) 대표도 낙선했다. 공명당 대표가 낙선한 것은 2009년 선거 이후 15년 만이다.
이처럼 자민당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데는 정치 비자금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줬다. 지난해 불거진 정치 비자금 문제는 자민당의 주요 파벌이 정치자금 모금 행사(파티)를 주최하면서 ‘파티권’을 할당량 이상 판 소속 의원들에게 초과분 돈을 다시 넘겨주는 방식 등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자민당 정치 비자금 문제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정치 비자금 문제가 확산하면서 자민당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은 커졌고,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는 지지율이 10%대까지 떨어지며 연임을 포기했다. 이번 총선에 정치 비자금 문제에 연루된 자민당 의원 중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46명 중 28명이 낙선하는 등 비자금 문제에 대한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했다. ‘잃어버린 30년’으로 불릴 정도로 장기간 지속된 경제 부진에도 제대로 된 경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도 자민당 참패를 불러왔다. 고물가에도 임금 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빈부 격차가 커지고 일본 국민들의 민생은 팍팍해지면서 자민당에 대한 불만이 커진 것이다.
자민당이 과반 획득에 실패했지만 다음 달 7일로 거론되는 총리 지명을 위한 특별국회를 앞두고 권력 유지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여 정계는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정치 비자금 문제로 공천에서 배제됐다가 이번에 당선된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전 관방장관 등 18명이 복당할 가능성도 있다. 이시바 총리는 공천에서 배제한 의원이 무소속으로 당선될 경우 소급 공천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이미 밝힌 바 있다. 자민·공명(연립여당)이 확보한 215석에 복당한 18명이 합하면 단독 과반석(233석)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 자민당은 당 비자금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상황으로 번질 수 있다. 또는 자민당이 연립여당의 범위를 공명당 외에 헌법 개정 세력으로 분류되는 일본유신회(38석), 국민민주당(28석)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경우 17개 상임위원장 전부와 위원 과반을 차지하는 절대안정 다수(261석)를 차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약진한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도 정권 탈환을 노리고 있어 정당 간 이합집산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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