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서울은 미국·영국보다 비싼가?” 식료품 가격 비싼 진짜 이유는?

서울의 먹거리 물가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스위스를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국의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가격지수는 147을 찍어 OECD 평균(100)보다 무려 47% 높아졌다. 이는 미국(94), 일본(126), 영국(89), 독일(107)보다 모두 높은 수치다. 글로벌 커피 체인점에서 판매하는 카페라테 톨 사이즈 역시 한국이 4.11달러로 미국(3.26달러), 일본(3.57달러)보다도 비싸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서울은 69개 주요 도시 중 여덟 번째로 식료품 물가가 비싼 도시로 꼽혔다. 제네바·취리히, 뉴욕·샌프란시스코 등 극소수 도시에만 뒤질 뿐, 도쿄·런던·파리도 서울보다 저렴한 상황이다.

▶▶ 급격한 외식비·식재료비 인상…‘푸드플레이션’의 거센 습격

이른바 ‘푸드플레이션’ 현상이 서울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9% 오르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외식비는 전년도 대비 평균 11.3% 인상됐고, 삼겹살 1인분 가격이 1만8000원을 돌파하고 있다. 커피 전문점 아메리카노 한 잔도 5500원에 육박한다. 장바구니 물가 역시 폭등해 쌀, 채소, 과일 모두 오름세다. 이는 서울 시민들의 외식 빈도 감소, 대체 소비 증가 등 소비 행태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실제로 가족 단위 외식에 쓰는 월평균 비용은 3년 새 30% 이상 상승했다.

▶▶ OECD 꼴찌 급 식량자급률…‘수입 의존’이 만든 물가 압박

전문가들은 한국 식료품 물가의 근본 원인으로 낮은 식량자급률과 복잡한 유통구조를 꼽는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49.3%에 불과, 밀·옥수수 등 주요 곡물 자급률은 평균 19%로 OECD 최하위권이다. 일본(51%), 미국(121%)은 물론, 캐나다(192%)와 비교해도 현저히 부족하다. 이렇다 보니 해외 곡물 가격 급등, 환율 상승이 국내 식료품 가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최근 원화 환율은 1400원 선을 넘나들며 수입 식재료의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유통 비용도 만만치 않다. 2023년 한국 농산물 유통비용률은 49.2%로 집계돼, 실제 농산물 가격에 유통비가 절반 가까이 붙는 실정이다. 양파·사과 등 주요 품목은 유통 비용만 각각 76.3%, 62.6%를 차지한다.

▶▶ “체감물가 세계 2위”…소비자 외식·장보기 부담 급증

구매력 평가(PPP) 기준 OECD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느끼는’ 체감 물가도 2위다. 외식과 식료품 모두 가격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1.5배 웃돌고 있으며, 도시 생활비 부담이 전국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저소득층이 식료품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수록 사회 전반의 위기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 세계 최고 수준의 수입 의존, 대안은 있는가

현재 한국은 극심한 고물가에 시달리고 있으며, 향후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기후변화로 인한 공급망 충격에도 매우 취약하다. 주요 선진국들이 “식량안보”를 국가 과제로 삼고 자급률 끌어올리기에 주력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공급 안정화와 유통 혁신 정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산 농산물 소비 활성화와 유통구조 개선, 서민형 식재료 유통채널 육성, 환율 관리 강화 등이 동시에 추진돼야만 흔들리는 먹거리 물가를 다잡을 수 있을 것이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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