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32일 연속 열대야…'잠 못드는 밤'

15~16일 천둥.번개 동반한 낙뢰 약 500차례나 떨어져

지난 15일 새벽 제주시 도남동에 있는 건물 옥상 위로 천둥과 번개가 떨어지는 낙뢰가 발생했다. 기상청은 전날부터 16일까지 제주지역에서 약 500회의 낙뢰가 떨어졌다고 밝혔다. 고봉수 기자

제주시지역에서 간밤에 최저기온이 25.4도로 열대야가 지속됐다.

16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제주시(제주 북부) 최저기온이 25.4도로 나타나 열대야가 32일 연속 이어졌다.

제주시 지역은 지난 6월 29일 밤 열대야가 관측된 이래 모두 32일에 달한다.

제주지역은 1923년 기상 관측 이래 올 여름 열대야 일수는 역대 5위를 기록했다.

제주의 최장 열대야 기록은 2013년 기록한 44일(7월12~8월 24일)이다. 이어 ▲2016년 39일 ▲2023년 33일 ▲2012년 33일이다.

다만,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날 제주 전역에 비가 내리면서 27도를 넘나들던 밤 최저 기온을 다소 떨어뜨렸다.

제주기상청은 이날 제주도 북부·남부·동부·서부·추자도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서귀포시 남원 33.5도, 제주시 외도 33.4도를 보였다.

한편, 제주지역은 대기 불안정으로 이틀째 낙뢰가 떨어져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이날 새벽까지 농경지 전력 계량기 등이 파손되는 등 낙뢰로 추정되는 피해가 3건 발생했다.

제주시 애월읍의 비닐하우스와 한림읍 농장에서 낙뢰로 인해 계량기가 파손됐고 함덕리에서도 단독주택 배전반 차단기가 파손됐다.

다행히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아 피해액은 각각 10만~20만원에 그쳤다.

또 기상청의 운영하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3대도 낙뢰로 파손됐다가 일부 복구됐다.

기상청 관측에 따르면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15일 395차례의 낙뢰가 떨어졌다. 또 16일 97회 등 492회 낙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제주국제공항에서는 대낮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로 항공기 497편 중 1편이 결항하고 71편이 지연 운항했다.

기상청은 제주도 동쪽 해상에서 비구름대가 유입돼 대기 불안정으로 천둥·번개가 자주 발생했다고 밝혔다. #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