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K뷰티' 정샘물, 베이스 맛집에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최수진 2026. 1. 14.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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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샘물뷰티, MZ세대 끌어들이며 넥스트 K뷰티로
유민석 대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겠다”

“정샘물이 입점한다고?”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토종 화장품인 ‘정샘물뷰티’의 다이소 입점이 알려졌다. 정확히는 정샘물뷰티의 신규 브랜드인 ‘줌 바이 정샘물’이다. 관련 글에는 ‘ㄱㅇㄷ’이라는 초성이 수십 개 달렸다. ‘개이득’이라는 뜻으로 얻을 수 있는 게 크다는 의미다. 

정샘물뷰티는 쿠션과 픽서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MZ세대 고객을 끌어당겼다. 해외에서는 ‘베이스 맛집’으로 알려지면서 틱톡을 중심으로 관심이 커졌다. 투자 유치도 이어지면서 ‘넥스트 K뷰티’로 인지도를 굳히고 있다. 

그래픽=정다운 디자이너

 ◆ 다이소·아마존서 반기는 MZ 브랜드’

다이소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을 통해 1월 5일 ‘줌 바이 정샘물’을 론칭한다고 알렸다. 줌 바이 정샘물은 정샘물뷰티에서 최근 만든 다이소 전용 브랜드다. 

이 게시글에는 좋아요 3194개가 찍혔다. 비슷한 시기 다이소 게시물 좋아요 수가 1000개 안팎인 점과 비교했을 때 3배에 가까운 수치다. “정샘물이라니 대박”, “지금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 거냐” 등의 댓글이 달렸다.

정샘물뷰티는 2010년대 ‘투명 메이크업’이라는 화장법을 유행시킨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 씨가 남편인 유민석 대표와 함께 2014년 론칭한 브랜드로 올해 12주년을 맞았다. 정샘물 아티스트는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으며 회사 경영은 유민석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정샘물뷰티는 색조 제품으로 인기를 얻었다. 밀착력과 지속력이 좋아 본래 피부처럼 자연스러운 표현을 해준다는 후기가 많아진 영향이다. 쿠션팩트(파운데이션이 스며든 스펀지 내장된 화장품)와 메이크업의 지속력을 높여주는 픽서 제품으로 입소문을 탔고 2020년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인기가 많아졌다. 올리브영 어워즈에서 베이스 메이크업 쿠션 카테고리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면서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그래픽=정다운 디자이너

고객 충성도도 높다. 정샘물뷰티에 따르면 자사몰 기준 월평균 재구매율은 47%다. 구매 고객 2명 중 1명은 다음 달 다시 구매를 하는 셈이다. 

인기는 매출로 증명되고 있다. 2021년 343억원에 불과한 매출은 2023년 707억원으로 2배가량 뛰었고 2024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긴 119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14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영업이익률은 10.9%(2024년 기준)다. 

시장에서 반응이 온 것은 작년부터다. 2025년 12월 말 홍콩에 본사를 둔 글로벌 사모펀드(PEF) CLSA캐피털로부터 약 500억원을 유치했다. 이 펀드에는 한국수출입은행도 포함됐으며 은행은 125억원 규모를 투자해 글로벌 진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정샘물뷰티는 사업 범위도 넓히고 있다. 기존 2030세대 여성 고객 외에도 10~40대 남성과 여성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게 전략이다. 색조 중심의 정샘물뷰티를 시작으로 2021년 헤어 관련 브랜드 살롱집과 기초화장품 중심의 비긴스를 추가 론칭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정샘물 키즈와 정샘물맨을 선보였고, 올해 다이소 입점을 통해 5000원 이하 가격대의 줌 바이 정샘물을 내놓았다. 

그래픽=정다운 디자이너

 ◆ 넥스트 K뷰티…유민석 대표 “글로벌 브랜드 도약하겠다”

최근 정샘물뷰티는 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구글에서 검색이 가장 많이 증가한 K뷰티 브랜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정샘물뷰티는 지난해 색조화장품 부문에서 최근 1년간 검색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구글 트렌드에서 ‘Jung Saem Mool’을 검색하면 2021년 3월 25 수준에 불과했던 검색량은 지난해 3월 66으로 올랐고 10월 100을 기록했다. 구글은 검색 빈도가 가장 높은 시점을 100으로 설정하고 있다. 

1020세대 사용자가 많은 틱톡에서도 반응이 좋다. 베트남 출신의 뷰티 인플루언서가 올린 정샘물뷰티 쿠션팩트 관련 영상은 좋아요 약 6만 개와 1200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인플루언서는 “건성 피부에도 바르기 좋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주요 쿠션팩트 영상은 1만 개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할 만큼 인기를 얻었다. 이들 인플루언서는 커버력을 가장 큰 강점으로 내세웠다. 

글로벌 인지도가 높아진 것은 마케팅의 영향이기도 하다. 정샘물뷰티는 지난해 5월 아이돌그룹 ‘투어스(TWS)’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당시 정샘물 관계자는 “TWS와 다양한 연령대 고객층에게 브랜드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정샘물뷰티가 글로벌 진출을 시작한 시점은 2018년이다. 정샘물 해외몰을 오픈한데 이어 2019년에는 일본 라쿠텐, 중국 샤오훙슈(중국판 인스타그램), 태국 라자다몰 등에 입점하면서 영역을 넓혔다. 2020년에는 아마존에 입점했으며 지난해 인도네시아·유럽 등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했다. 

그 결과 2026년 1월 기준 약 25개국에서 2000여 개 온·오프라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에서 하이엔드 백화점과 플래그십 매장 등 20여 개점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장이 가장 많은 곳은 일본이다. 정샘물뷰티는 일본에서 오프라인 1164개 매장과 4개의 온라인 스토어에 입점해 있다.

회사의 목표는 ‘글로벌’이다. 올해 정샘물뷰티는 기초 브랜드 위주의 K뷰티 열풍이 색조 브랜드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상대적으로 매출 비중이 아주 높지는 않았던 미국과 일본의 온·오프라인 시장에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 투자도 진행한다. 

유민석 정샘물뷰티 대표는 “12년 전 K뷰티가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지 못한 시절에 반드시 아시아를 대표하는 글로벌 브랜드가 돼보겠다는 신념으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며 “현재 많은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정샘물은 한국을 대표하는 메이크업 브랜드로서 이제는 아시아를 넘어 미국, 유럽 등 더 넓은 시장에서도 인정받겠다”며 “대표 K뷰티 브랜드로 도약하는 2026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수진 기자 jinny061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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