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진짜 국산차야?” 제네시스 GV90 ‘EREV’ 끝판왕 등장에 벤츠·BMW 긴장

제네시스 GV90 외관

제네시스가 야심작 플래그십 전기 SUV ‘GV90’에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파워트레인 추가 탑재를 확정하며 글로벌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 본격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초 순수 전기차로만 계획됐던 GV90이 최대 주행거리 1,200km를 구현하는 EREV 모델까지 선보이며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9월 미국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하이브리드 차량 라인업을 2030년까지 엔트리부터 중형급까지 18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제네시스 브랜드에도 2026년부터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GV90은 2026년 1분기 순수 전기차 모델이 먼저 출시되고, 2027년에는 EREV 모델이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당초 GV90을 전기차로만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전기차 수요의 일시적 정체와 글로벌 시장의 변화 속도에 대응하기 위해 EREV를 추가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럭셔리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겠다는 전략적 판단으로 해석된다.

제네시스 GV90 실내

GV90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는 혁신적인 코치 도어(Coach Door) 시스템이다. 현대차는 올해 8월 미국 특허청에 B필러 없는 코치 도어 관련 특허를 출원했으며, 최근 포착된 스파이샷에서도 실제 코치 도어가 장착된 모습이 확인됐다. 이는 롤스로이스나 링컨 등 초고급 브랜드에서만 볼 수 있던 기술로, 제네시스가 진정한 럭셔리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차세대 eM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되는 GV90은 기존 전기차 대비 주행거리를 50% 이상 늘리고, 레벨3 자율주행 기능까지 탑재한다. 삼성SDI가 공급하는 각형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되며, 내년 6월부터 울산 전기차 신공장에서 본격 생산에 들어간다.

특히 EREV 모델의 경우 최대 주행거리가 1,200km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주행거리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전망이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EQS SUV(최대 580km), BMW iX(최대 630km) 등 독일 경쟁 모델들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제네시스 GV90 코치도어

GV90의 실내는 7인승 구성으로 설계되며,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 탑재해 최고급 승차감을 제공한다. 제네시스 특유의 미니멀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디자인에 최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코치 도어 모델의 경우 2열 승객의 승하차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진정한 쇼퍼 드리븐(Chauffeur Driven) 럭셔리카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의 이원희 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출범 10년을 맞아 글로벌 럭셔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고 있다”며 “GV90을 통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진정한 경쟁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GV90의 가격이 1억 2,000만원대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메르세데스-벤츠 GLS(1억 4,000만원~), BMW X7(1억 3,000만원~)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는 GV90을 통해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의 브랜드 인지도를 한층 높이고, 연간 글로벌 판매량 40만대 달성이라는 중장기 목표 달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EREV 모델의 추가로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제약 없이 판매할 수 있게 돼 글로벌 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한편, GV90과 함께 제네시스는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Magma)’도 새롭게 론칭해 포르쉐, AMG, M 등과의 경쟁에도 본격 나설 예정이다. 제네시스의 이런 공격적인 행보에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럭셔리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제네시스 GV90. 과연 한국 브랜드가 독일 명가들을 넘어설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