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케이뱅크는 글로벌 블록체인 기업 리플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기술 검증(POC)에 착수했다. 1차 검증을 통해 자체 개발 방식으로 디지털 월렛을 구현하여 별도 앱 기반의 송금 구조를 점검했으며, 현재는 고객 계좌와 은행 내부 시스템을 가상 연계해 송금 안정성을 확인하는 2차 검증을 진행 중이다. 케이뱅크는 이번 협력을 통해 기존 해외송금의 속도와 비용 문제를 대폭 개선하여 1초 송금 및 수수료 0원에 도전하며, 향후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대비한 디지털 자산 금융 서비스 확대를 추진한다.
▮▮ ‘수수료 0원·1초 송금’ 현실로? 케이뱅크·리플이 뒤흔드는 해외송금 판도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과 피오나 머레이 리플 아시아 태평양 총괄이 서울 중구 케이뱅크 본사에서 손을 잡았다.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한 제휴를 넘어, 전 세계 금융 결제를 독점해 온 스위프트(SWIFT) 중심의 환거래은행(Correspondent Banking) 모델에 던지는 선전포고다. 기존 망이 가진 고질적인 느린 속도와 불투명한 수수료, 그리고 과도한 유동성 사전 예치 비용이라는 한계를 블록체인 인프라로 정조준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전문은행의 민첩함과 글로벌 블록체인 거물의 자본망이 결합하면서, 국내 금융권의 해외송금 판도는 거대한 지각변동의 서막을 알리고 있다.

▮▮ 1차 검증 넘어 2차 실증으로, '온체인' 송금의 기술적 실체
양사는 이미 1차 기술 검증(PoC)을 통해 별도의 앱 기반 송금 구조를 점검하며 기술적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검증은 단순 실험을 넘어 고객의 실제 계좌와 은행 내부 시스템을 가상으로 연계하는 고도화된 시스템 통합 단계로 진입했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실질적인 금융 업무 프로세스에 깊숙이 이식되기 시작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실증의 기술적 정점은 아랍에미리트(UAE)와 태국을 대상으로 한 온체인(On-chain) 방식의 자금 이동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 상에서 자금이 직접 이동하므로 복잡한 중개은행 개입이 최소화되어 송금 경로가 획기적으로 단축된다. 이를 통해 송금 처리 속도는 초 단위로 줄어들고 수수료 비용은 파괴적인 수준으로 절감되는 임팩트를 기대할 수 있다.

▮▮ 자체 개발 대신 '팰리세이드' 선택, 규제 대응과 효율성 사이의 전략적 결단
케이뱅크는 1차 검증에서 시도했던 자체 월렛 개발 방식에서 리플의 SaaS 기반 디지털 월렛인 팰리세이드(Palisade)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략적 무게중심을 옮겼다. 자체 개발은 설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키 관리 시스템(KMS) 구축부터 자금세탁방지(AML), 해외 제재(OFAC) 준수, 국제 보안 인증 확보 등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수반된다는 점이 한계로 지목됐다. 실제 규제 대응을 위한 인프라 구축 비용은 인터넷 전문은행에게 상당한 재무적·운영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반면 리플의 팰리세이드는 암호키보호장치(HSM)와 다중 승인 구조를 갖춰 글로벌 금융권 수준의 보안 및 규제 대응 체계를 이미 완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이러한 기술적 검토를 통해 상용화의 신속성과 규제 준수의 안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적 결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검증된 외부 솔루션 도입은 기술적 시행착오를 줄이고, 다가올 블록체인 기반 송금 시장에서 압도적인 선점 속도를 확보하는 핵심 동력이 될 전망이다.

▮▮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조준, '업비트 의존도' 낮추고 디지털 자산 선점
이번 협력의 이면에는 케이뱅크의 생존을 건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이 숨어 있다. 현재 케이뱅크의 전체 예금 잔액 30.4조 원 중 업비트 관련 자금이 약 24%에 달하는 상황에서, 특정 거래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시급한 경영 과제다. UAE, 태국 등과 체결한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협력 MOU는 업비트 실명계좌 협력을 넘어 독자적인 블록체인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산물이다.
결국 케이뱅크는 2025년 시행될 디지털 자산 기본법 등 제도적 정비 시점에 맞춰 차세대 결제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리플과의 협력을 통해 선제적으로 확보한 송금 네트워크는 케이뱅크를 단순한 은행이 아닌 글로벌 디지털 자산 허브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 전통적 금융의 경계를 허무는 이러한 행보는 미래 디지털 금융 시대에 케이뱅크가 점할 전략적 위치를 확고히 하는 결정적 승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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