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 거냐" "창피한 줄 알라" …탄핵안 놓고 '막말·고성' 국회

이밝음 기자 2023. 2. 8.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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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창피한 줄 알라" 항의에 與송언석 "반사" 맞받아쳐
탄핵안 통과되자 與 규탄대회…"野, 브레이크 고장난 트럭"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8일 제403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의 법제사법위원회로의 회부 동의의 건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면서 "반사"라고 외치고 있다(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여야는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강하게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창피한 줄 알라"고 외치자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반사"라고 맞받아치는 풍경도 연출됐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에서 이 장관 탄핵안을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먼저 살펴보자며 '탄핵소추안의 법사위로의 회부 동의의 건'을 발의했지만 부결됐다.

법사위 회부 동의안 제안설명에 나선 송 의원은 약 30분에 걸쳐 탄핵소추안이 부당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고,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러 차례 회의 진행을 중단하고 "경청해 달라"고 요청해야 했다.

송 의원이 "장관의 법 위반 사항이 드러나지 않았다"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누구의 지시냐", "수사를 안 하지 않느냐"고 반박했고, 국민의힘에선 "일어서서 이야기하라"는 외침이 나왔다.

이어 송 의원은 "하위규정에 불과한 지침 위반을 이유로 탄핵소추 사유에 포함한 것은 애당초 말이 되지 않는다. 많은 민주당 의원들도 이를 충분히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잘모른다고요? 좀 공부 좀 하라"고 말했고,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송 의의 발언이 길어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내려가세요", "창피한 줄 알아야지"라고 소리쳤고, 송 의원은 손바닥을 내밀며 "반사"라고 받아쳤다. 권성동 의원은 "한 시간 동안 하라"고 외쳤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159명을 죽여놓고 사과 한마디 없다"고 소리를 질렀고, 다른 의원들도 "그때 해임됐어야 될 장관"이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진성준 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을 의사일정 제1항보다 먼저 심의하자는 내용의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 제안설명에 나서자 민주당은 "잘했다"고 외쳤고, 국민의힘은 "날치기"라고 반발했다.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이 장관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하면서 이태원 참사 사망자 100여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자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는 "뭐하는 거냐"는 항의도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한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2.8/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날 탄핵소추안이 총 투표수 293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09명, 무효 5명으로 통과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단체 퇴장한 뒤 국회 본관 로텐더홀 중앙계단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탄핵안 강행처리=이재명 방탄' 현수막과 '이재명 방탄쇼, 탄핵소추안 규탄한다' 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거대야당 슈퍼갑질 협박정치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규탄대회에서 "이태원 참사는 참으로 있어선 안 될 슬프고 처참한 일이지만,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의 노력은 지금까지 부족하기 짝이 없었다"며 민주당을 향해 "재발 방지를 위해 열심히 제도를 정비하고 체크할 일은 하지 않은 채 어떻게 하면 정부 여당에 상처를 더 낼 수 있는지만 곰곰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브레이크가 없거나 브레이크가 고장 난 대형트럭은 가끔 흉기로 변한다. 민주당이 지금 딱 그 짝이 되고 있다"며 "이렇게 힘자랑하다가 국민들의 심판으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속으로 패하고도 아직 무엇 때문에 자기들이 졌는지, 국민들 무엇을 심판하는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도 "오늘 민주당이 국회에서 저지른 일은 대한민국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는 반헌법적 폭거이자 의회주의의 파괴"라며 "오로지 민주당은 당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어떻게 하면 피해 볼까 하는 꼼수의 연속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들이 오늘 저지른 일이 얼마나 큰 헌정사의 과오인지조차, 그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지경으로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규탄대회를 마친 뒤 다시 본회의장에 복귀해 대정부질문 질의를 이어갔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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