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종 사진전 ‘리더스:기업가의 초상’ 30일까지 진주 루시다갤러리
진주시가 ‘대한민국 기업가정신 수도’를 표방하며 다양한 행보에 나선 가운데 민간 갤러리에서 다양한 기업가들의 초상을 독특한 방식으로 재해석한 사진전이 마련돼 눈길을 끈다.
진주 루시다갤러리는 오는 30일까지 갤러리 1전시실에서 기획 사진전 ‘리더스:기업가의 초상’을 개최한다.
‘리더스:기업가의 초상’은 진주 출신의 기업인이자 엔지니어, 사진가인 윤한종 작가의 동명의 사진 연작 일부를 소개하는 전시다.
윤 작가는 자신 역시 기업가로서 한국의 산업화를 주도적으로 이끈 국내 기업가에 대한 존경과 위로의 마음을 담아 기업가 110명의 작품을 제작했다.
사진은 파종(일제 강점기)-발아(창업 1세대)-성장(창업 2세대)-꽃봉오리(창업 3세대)-개화(벤처 1세대)-열매(벤처 2세대) 등 시기와 유형에 따라 구분된다.
윤 작가는 인터넷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기업가의 구체적 이미지를 자신만의 방법론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재현의 성격을 띤 일반적인 사진의 절차를 벗어나, 작은 전자부품의 이미지를 이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창조했다. 구체적인 대상의 요소에 적절한 밝기의 사진을 위치시키는 콜라주 기법을 썼다.
윤 작가는 엔지니어이자 기업가로서 30년 넘게 산업용 카메라와 렌즈·조명을 이용하여 ‘전자부품 자동검사장치’를 개발하여 국내외에 판매하는 일을 해왔다. 그의 작품은 이 장치를 이용하여 촬영한 약 800만 개의 전자부품 이미지를 활용해 제작했다.
“전자부품은 내가 30여 년 내내 생업에서 봐 온 대상이다. 전자부품을 극단적으로 확대하면 불량은 아니지만 평상시 볼 수 없었던 많은 상처를 확인할 수 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겉보기에는 그냥 별일 없이 살아가는 사람도 소통하고 살펴보면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것이 보통이다. 기업가는 매일 전쟁에 임하는 마음으로 출근한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최선의 결단의 위해 외로운 고통을 감내한다. 보통 사람들 보다 많은 상처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전투에 한번 질 수는 있지만, 전쟁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이다.”(작가 노트)
작가는 IMF 위기 중 대기업을 나와 회사를 창업하고 경영하는 과정을 거치며 한국의 산업화를 이끈 이들의 고민과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
윤 작가는 “산업화 과정에서 기업가들의 과오가 없지 않았으나, 사회공헌과 업적에 비하면 박하게 평가를 받고 있다”며 “본 연작을 통해 그들에게 ‘많이 힘드셨죠? 그간 수고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감사와 위로의 말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리더스:기업인의 초상’ 연작 13점에 전작을 더해 약 20점을 선보인다. 진주에서 전시에 나서는 만큼 진주 출신의 구인회(LG)·허만정(GS)·구자경(LG)·김삼만(대동)을 비롯해 이병철(삼성), 조홍제(효성) 지역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 이들의 초상을 엄선했다.
이수진 루시다갤러리 관장은 “대한민국 기업가 정신의 수도 진주에서 우리 갤러리가 사진으로 동행하고자 하는 취지로 기획한 전시”라고 소개했다.
한편 전시 개막식은 10일 오후 6시, 작가와의 만남은 오는 18일 오후 3시 열린다.
백지영기자 bjy@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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