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게 입주 당긴 주상복합 아파트, 인근 스쿨존 교통사고 위험 키워

지난 20일 오전 8시 30분쯤 찾은 대구 달서구의 한 유치원 앞 삼거리. 약 5m 폭의 도로에는 세 방향에서 진입하는 차량들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박성현 기자

"아파트 들어서고 교통량이 확 늘어났어요. 언제 사고가 날지 몰라 조마조마합니다"

이례적으로 입주일을 2개월 당겨 놓고도 이를 지키지 못해 입주예정자들에게 피해를 입힌 669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월배라온프라이빗디엘·매일신문 9월 8일)가 이번에는 미흡한 공사로 인근 유치원 앞 스쿨존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별 사용승인 이후 입주가 시작됐지만 출입구 2곳 중 1곳이 아직 공사 중인 상황에서 유치원 입구와 이어지는 좁은 길로 통행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8시 30분쯤 찾은 대구 달서구 한 유치원 앞 삼거리. 약 5m 폭의 도로에는 최근 입주를 시작한 30m 거리의 주상복합아파트에서 빠져나오는 차량과 골목을 오가는 차, 유치원에 아이를 데려다주는 학부모 차량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도보로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학부모들은 간신히 차를 피해 빠른 걸음으로 도를 건너가고 있었고, 유치원 등원버스가 유치원 방향으로 후진을 하는 중에도 그 뒤를 재빠르게 지나가는 차량이 나오는 등 아찔한 순간도 포착됐다. 유치원 관계자들이 교통지도에 나서고 있었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이를 등원시키던 한 학부모는 "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한 뒤 출입구 2곳 중 1곳에서만 차량이 나오다 보니 아이를 보낼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특히 이 앞에는 인도가 없고, 안전펜스도 띄엄띄엄 설치돼 있어 사고 위험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이곳 단지는 당초 오는 11월 입주가 예정됐으나 지난 2월 갑작스레 9월 2일로 입주 날짜를 2개월 당긴 곳이다. 다만 아파트 출입부 골목 도로 포장이 미비해 아직까지 달서구청으로부터 준공을 허가 받지 못했다. 입주예정자들은 간신히 지난 6일 동별 사용승인을 받아 입주를 시작했지만 입·출입구 문제 등 부족한 완성도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입주자는 "무리하게 준공 일정을 앞당긴 것도 모자라 '사용승인'도 제때 받지 못해 입주자들의 피해만 계속되고 있지만 시행사와 시공사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역시 출근 시 스쿨존이 있는 입·출입구는 피하고 싶다. 미진한 공사는 물론 각종 하자 보수도 제대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올 연말까지 계약서에 근거해 입주자들을 상대로 보상 절차 등을 진행하겠다고만 밝혔다.

관할 구청 역시 뾰족한 대응책이 없는 모습이다. 달서구청 관계자는 "교통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출입구를 정했고 관련해 다른 대책은 없다"며 "아파트의 경우 문제가 됐던 도로포장이 마무리되면 다음 달쯤 정식 사용승인이 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성현 기자 shin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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