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 투데이 최태인 기자] 최근 수원에서 역주행 후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가 '급발진 사고'를 주장했으나, 사고기록장치(EDR) 분석 결과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수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이 지난 9일 수원에서 역주행 사고를 낸 볼보 승용차에 대해 EDR을 분석한 결과 브레이크를 밟은 흔적은 나오지 않았고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나타났다.
EDR 분석은 경기남부경찰청 교통조사계와 수원중부경찰서 교통과가 담당했다.
사고는 지난 9일 오전 8시 23분 경기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한 도로에서 70대 A씨가 몰던 볼보 승용차(S80)가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했다.
당시 A씨는 화서사거리 방향 3차선 도로에서 1차로를 주행하다 앞에 있던 승용차를 들이받은 뒤, 갑자기 중앙선을 침범해 반대편 1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모닝 차량의 운전석 전면을 들이받았다.
A씨 차량은 이후에도 그대로 주행해 다른 승용차 3대를 더 들이받고서야 정차했다.
이 사고로 A씨, 모닝 차량 탑승자이자 가족 관계인 50대 여성 및 10대 고등학생 3명 등 총 4명이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운전자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차량이 급발진했다. 브레이크가 듣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이 EDR 기록을 분석한 결과 A씨는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은 것으로 확인됐다. EDR은 자동차 에어백에 내장된 데이터 기록 장치로 사고 전후의 운행 정보를 기록하는 장치다.
경찰은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령 운전자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혼동해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된다"며, "CCTV 분석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급발진'이라고 주장하는 고령 교통사고 피해가 잇달아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월 1일 시청역에서 70대 제네시스 G80 운전자가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와 역주행한 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와 차량 2대를 덮쳐 9명의 사망자를 포함해 16명의 사상 피해가 발생했다.
또 지난 3일에는 70대 택시기사가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실로 돌진해 3명의 부상자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