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파월의 금리 줄다리기와 재정 압박
- 공포에 사서 환호에 파는 실전 투자법
9월은 전통적으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기 쉬운 구간입니다. 미국 기업의 법인세 납부로 인한 현금 수요, 뮤추얼펀드 포트폴리오 조정, 그리고 관세 정책이 실물·심리에 동시에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선 국면의 정책 불확실성과 연동된 ‘관세–물가–수요’의 연결고리, 그리고 9월 18일 FOMC의 금리 결정이 고용지표와 결합될 경우 시장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평가인데요.
리얼캐스트에서 ‘무박 3일 밤새워 읽는 최고민수 경제사 특강’의 저자인 박민수 작가를 모시고 금리·고용지표의 상호작용,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동향, AI 슈퍼사이클의 성격, 그리고 실천적 투자 체크리스트를 들어봤습니다.
9월 증시의 계절성, 관세 불확실성, 그리고 역사적 사례
9월은 글로벌 증시 기준으로 우호적인 시즌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미국의 경우 법인세 납부를 위한 현금 수요가 증가하고, 뮤추얼펀드의 분기·반기 리밸런싱이 맞물리면서 매물 부담이 커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수급 요인은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을 키우는 재료로 작동합니다.

또한 관세의 부담 주체와 전가 메커니즘도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더라도 관세를 직접 납부하는 주체는 미국의 수입업자이며, 이 비용은 단계적으로 소비자 가격에 전가됩니다. 관세 인상 시점의 결정권은 수입업자에게 있고, 실제 인상 여부와 폭은 공급망·재고 상황, 협상력, 소비 여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과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변수입니다.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는 생필품 비중이 높아 관세 인상은 생활물가에 빠르게 반영될 소지가 있습니다. 합의가 지연되거나 관세 허들이 추가로 높아질 경우, 인플레이션 재가열—소비 위축—기업 수익성 악화의 연쇄가 나타날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역사적 참고로 자주 거론되는 스무트–홀리법(Smoot–Hawley Tariff Act, 1930)은 초기에 농산물 중심의 관세 인상에서 출발했으나 각 업종의 이해관계가 중첩되며 광범위한 공산품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그 결과, 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대미 수출이 관세 장벽에 막히고, 상호보복 관세로 미국산의 유럽 수출도 제약을 받았습니다. 국내 소비 여력으로 잉여 생산능력을 흡수하기 어려웠던 미국 경제는 재고 누적—기업 도산—고용 악화—소비 위축의 악순환으로 빠졌고, 대공황의 심화를 초래한 요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됩니다.
100여 년이 지난 지금, 관세는 다시 중요한 정책 레버로 거론됩니다. 아직 모든 관세 조치가 전면 실행된 것은 아니나, 실행 시 물가 상승과 소비 둔화를 촉발할 수 있으며, 이는 생산 차질 및 고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금리 인하는 ‘침체 선제 대응’이라는 신호로 해석될 소지가 커, 금융완화 자체가 반드시 위험자산에 우호적 신호만은 아니라는 점도 유념해야 합니다.
9월 FOMC, 고용지표, 그리고 정치 캘린더 리스크
미국의 고용지표가 순차적으로 발표되고 있으며, 이는 9월 18일 FOMC의 결정에 직접적인 단초를 제공합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0.50%p 인하는 ‘빅컷’으로 경기 둔화 혹은 둔화 우려에 대한 대응으로 읽힐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빅컷 자체가 단기 증시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단선적 해석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리 인하 직후 고용지표 악화와 관세 실효율 상승이 결합될 경우, 시장은 ‘경기 침체 가속’의 내러티브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으며, 10·12월 추가 빅컷 가능성이 낮다면 유동성 기대 또한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 구간에서는 예기치 못한 블랙스완 변수가 등장할 여지도 상정해야 합니다.
정치 일정도 중요합니다. 내년 11월 선거를 앞두고 의회 권력 지형이 여소야대가 될 가능성이 부상하면, 레임덕 우려가 정책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같은 리스크는 역설적으로 관세 완화와 같은 ‘우호적 조정’의 명분으로 작동할 소지도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 자동차 관세를 27%에서 15%로 인하한 전례처럼, 협상 전략 상 ‘공포를 높게 제시한 뒤 점진 완화’의 패턴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내년에는 관세·대외정책에서 보다 유연한 기조가 선택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그 과정에서 시장은 헤드라인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변동성 확대 국면을 자주 맞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절박한 속내’: 금리·재정·관세의 얽힘
트럼프 행정부가 금리 인하에 집착할 유인이 존재합니다. 금번 감세법안 통과로 세수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높은 금리는 국채 이자비용을 증대시켜 재정 압박을 가중합니다. 금리를 낮추면 이자 부담이 경감되어 감세의 재정적 파급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완화 전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양측의 미묘한 긴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가로 관세 정책의 위법성 관련 법원 판단이 남아 있는 점도 부담입니다. 만약 최종 판결에서 관세 환급 등 조치가 요구될 경우, 재정은 국채 발행 확대로 대응할 수밖에 없고 이는 다시 금리 문제로 귀결됩니다. 이 때문에 공격적 금리 조정을 공개적으로 압박할 수 있으며, 차기 연준 의장 인선과도 맞물려 FOMC 위원들의 ‘완화 선호’ 발언이 잦아지는 풍경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결국 금리는 고용지표라는 객관적 데이터와 정치·재정 변수의 합성함수로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단기 시장은 지표 발표마다 경로의존적 반응을 보일 개연성이 큽니다.
AI, 슈퍼사이클은 이제부터—닷컴버블과의 차이
AI 섹터는 아직 버블로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하드웨어 측면에서 엔비디아 등 범용 GPU 수요가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결되어 폭발적으로 확대되었고, 중국 수출 제약을 감안하더라도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근접했습니다. 쿠다(CUDA) 생태계의 락인 효과로 경쟁사의 독자 칩이 등장해도 소프트웨어 호환성과 개발자 학습 비용을 고려하면 대체 속도는 완만할 가능성이 큽니다. 학습(Training) 단계에서는 범용 GPU의 효율이, 추론(Inference) 단계에서는 전력·비용 최적화가 가능한 ASIC의 강점이 부각되며, 중장기적으로는 범용과 ASIC의 ‘병행 확장’이 합리적 시나리오로 보입니다. 2030년 전후까지 범용 GPU 주도 국면이 이어지되, ASIC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그림입니다.

소프트웨어 레이어에서는 빅테크의 AI 적용이 가시적 성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메타·마이크로소프트 등은 2분기 실적에서 기대치를 상회했고, 데이터센터 임대·운영 측면의 오라클, 하이엔드 메모리(HBM)에서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칩 성능 고도화에 따른 교체 수요로 구조적 수혜가 예상됩니다. 팔란티어의 경우 정부·국방 영역의 보안·전략 시스템 특성상 일단 채택되면 공급자 변경이 어렵다는 락인 구조로 장기 캐시플로의 질이 부각됩니다.
닷컴버블 당시처럼 ‘매출·현금흐름 없는 기대’가 아니라, 현재의 AI 투자는 대규모 설비투자와 실적 개선이 병행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릅니다. 시작 시계열로 보면 AI 랠리는 약 3년 경과에 불과해, 18년 가까이 누적된 닷컴 당시와는 성숙도·확산 속도가 상이합니다.
공포지수로 부자되는 법
투자에서 중소형 개별 섹터를 쫓기보다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우량주와 대표 ETF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내부 사정을 알 수 없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확천금보다는 안정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국내 주식의 경우 전통적인 고배당주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배당수익률이 은행 예금금리 이상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제공하며, 시세차익과 배당 수익 가운데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다만 최근 배당소득 분리과세 정책과 주가 상승으로 매력이 줄어든 만큼 선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절세 전략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해외 주식의 양도차익 과세 환경에서 부부 간 10년 주기의 증여 한도(6억 원)를 활용하면 세부담을 줄일 수 있고, 자녀 증여 역시 상황에 따라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공포지수(VIX)는 실전 투자에서 유용한 신호가 됩니다. 단기간에 VIX가 30을 넘는 급격한 공포 국면은 외부 변수로 인한 과도한 할인 구간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시점에서 대표 ETF나 대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분할 매수를 시도하면 통계적으로 우호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레버리지 상품은 변동성을 증폭시키므로 엄격한 포지션 관리와 손절 원칙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즉, 공포지수를 체크하며 두려움이 극대화된 순간을 기회로 전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의] 상기 기사는 유튜브 채널 ‘리얼캐스트TV’ 인터뷰 내용을 기반으로 정리한 것으로 정보는 투자 판단에 참고만 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본 영상 촬영일은 2025년 9월 5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