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 뒤 축복”…인도네시아 지진 대피소서 탄생한 아이

박선민 기자 2022. 11. 2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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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병원에서 태어난 아기 금피타 샬리아 카밀을 안고 있는 리드완 카밀 주지사. /인스타그램

지난 21일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치안주르에서 규모 5.6의 강진이 발생해 수백명이 사망한 가운데, 대피소에서 아이들이 태어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25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진 이후 대피소에서 생활하던 로마트 카르티니는 이날 넷째 아이를 출산했다. 카르티니는 지진 발생 당시 남편과 함께 가까스로 생존, 대피소로 거처를 옮겼다. 이후 카르티니는 갑작스러운 진통을 겪었고, 결국 가까운 임시 병원으로 향했다. 임시 병원은 지진 잔해물이 가득한 도로를 한 시간 이상 달려야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임시 병원에 겨우 도착한 카르티니 부부는 부상자들의 신음이 난무하는 상황 속에서 넷째 아이를 무사히 출산했다. 카르티니의 남편은 “지진 속 기적이 일어났다”며 “아내는 매우 훌륭한 전문의들에 의해 치료받았다. 축복에 감사하다”고 했다. 분만을 도운 산부인과 의사는 “의료 장비와 약물이 제한적이었기 때문에 분만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대피소에서 아이를 출산한 경우는 카르티니뿐만이 아니었다. 비슷한 시기, 만삭의 샬리아 데위도 건강한 딸을 출산했다. 이 소식은 리드완 카밀 주지사에게도 알려졌다. 카밀 주지사는 데위를 직접 찾아가 출산을 축하해줬으며, 아이 이름을 지어달라는 요청에 금피타 샬리아 카밀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이후 카밀 주지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직접 이름을 짓게 된 배경을 소개하며 “아이가 지진 중에 태어났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어로 지진을 뜻하는 금파(gempa)를 따 금피타라는 이름을 지었다”라고 했다. 이어 “금피타 외에도 2명의 아이가 대피소에서 탄생했다”며 “신은 많은 사람이 죽는 시련 뒤에 아이가 탄생하는 은혜도 내려줬다”라고 했다.

한편 국가재난방지청(BNPB)에 따르면 지진으로 전날 오후 5시 기준 272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30%가 아동이다. 이 외에도 39명이 실종되고 2046명이 다치는 등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5만6000채 이상의 집이 파손돼 6만2545명이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학교 31곳을 비롯해 공공시설 171곳도 부서졌다. 당국은 1000명이 넘는 인력을 동원해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산사태로 마을 전체가 매장된 치젠딜 마을을 집중 수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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