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내고 눈치 봐아하나" vs "스터디 카페 가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내가 카페 사장인지 독서실 사장인지 헷갈릴 때가 많아요.”
3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이모씨는 “낮엔 절반 이상의 좌석이 카공족들에게 점령당해있다”며 이같이 토로했다. 좌석 15개 중 10개는 인근 학원 학생들 차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무엇보다 회전율이 떨어지는 게 문젠데, 최근엔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더 고민이 깊다”고 설명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카공족때문에 카페 점주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르는 물가에 회전율이라도 높여야 수익이 나는데, 카공족들로 인해 카페 운영조차 어렵다는 게 점주들 하소연이다. 카공족들도 할 말이 있다. ‘내 돈 내 산’, 즉 내 돈 주고 내가 이용하는데 눈치까지 봐야하냐는 것이다.
카공족은 일반적으로 책이나 노트북 등을 지참한 채 카페로 와 공부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카페가 도서관이나 독서실보다 접근성이 좋은 데다, 카페에서 들리는 적절한 백색소음과 무료로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매장이 늘어나면서 등장했다.
카페 점주들 고민은 바로 회전율이다. 각종 물가와 전기세 등 공공요금 상승으로 카페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늘어난 상황에서 장시간 자리를 차지하는 카공족으로 인해 손님들이 들어왔다 나가기 일쑤다.
이처럼 카페 점주들은 저마다의 대응방식으로 카공족이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용시간 제한에서부터 와이파이 끄기, 콘센트 막기, 공부에 방해되는 노래 틀기 등이다.
하지만 나날이 늘어가는 주변 카페들로 인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손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지난해 8월 기준 국세청 사업자 통계에 따르면 전국 커피음료점은 전년 동기 대비 14.7% 증가한 9만1845곳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전국 카페는 국세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만 해도 4만4305곳에 그쳤지만 최근 연평균 12.9%씩 늘었다.
카공족은 또 카공족만큼 할 말이 많다. 한국외대에 재학 중인 김지영씨는 “무료로 이용하는 것도 아니지 않나. 결국 카페들이 몇 시간에 몇 잔식으로 이용 방식을 정해주면 소비자들이 더 나은 조건의 카페를 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취업준비생 강범준(29)씨는 “영어학원 후 2시간 정도 카페를 이용하는데, 더 앉아있고 싶으면 한 잔 더 주문하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있다”며 “차라리 주문할 때 몇잔에 몇 시간 이용, 이렇게 정해주면 눈치 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본에선 카공족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좌석 이용금액을 따로 받는 매장이 생기기도 했다. 공간컨설팅 전문기업과 스타벅스가 협업으로 디자인한 스타벅스 일본 긴자 매장은 1인 좌석 및 회의 공간을 마련했다. 특히 독서실을 연상케 하는 1인 좌석과 개인 스탠드 등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 개인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15분당 300엔(한화 약 3300원), 즉 한 시간에 음료값을 제외한 1만2000원을 내야 한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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