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자배구 역사가 오늘 밤 장충에서 새로 쓰입니다. 24일 오후 7시,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GS칼텍스(3위)와 흥국생명(4위)이 '진에어 2025-26 V-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첫 준플레이오프(준PO) 단판 승부를 벌입니다. 양 팀 모두 승점 57로 동률을 기록했지만 세트득실률에서 앞선 GS칼텍스가 안방 주인의 권리를 챙겼습니다. 지는 순간 짐을 싸야 하는 이 잔인한 '외나무다리 혈투'에 배구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GS칼텍스가 믿는 구석은 단연 '쿠바 특급' 지젤 실바입니다. 실바는 이번 시즌 1,083득점을 기록하며 V-리그 역사상 최초로 세 시즌 연속 1,000득점이라는 만화 같은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경기당 평균 30.1점을 꽂아 넣는 이 압도적인 화력은 단판 승부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입니다.

특히 실바는 올 시즌 흥국생명을 상대로 공격 성공률 50.68%를 기록하며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습니다. "우리 집(장충)에서는 한 번도 안 졌다"는 이영택 감독의 호언장담 뒤에는, 안방에서 흥국생명만 만나면 무자비하게 폭격하는 실바의 존재가 있습니다. GS칼텍스는 이미 포이(PO)와 챔피언결정전 원정 숙소 예약까지 마쳤을 정도로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시즌 전, 배구 여제 김연경의 은퇴로 흥국생명을 '최하위 후보'로 꼽았던 전문가들은 민망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일본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출신 요시하라 토모코 감독은 확실한 해결사가 없는 악조건 속에서도 '조직력과 기본기'라는 일본식 배구를 이식하며 팀을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인도했습니다.

흥국생명의 강점은 '예측 불허'에 있습니다. 이영택 감독조차 "라인업 변화가 많아 예상하기 쉽지 않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요시하라 감독은 레베카, 김다은, 정윤주, 최은지 등 가용 자원을 적재적소에 투입하는 용병술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블로킹 1위 피치와 5위 이다현이 구축한 중앙의 통곡의 벽은 실바의 고공 강타를 잠재울 유 유일한 대항마입니다.

객관적인 수치와 상대 전적(4승 2패)은 GS칼텍스의 우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특히 홈에서 열린 세 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했다는 점은 큰 심리적 자산입니다. 반면 흥국생명은 6라운드 부진(승점 4점)을 털어내고 '단판 승부의 변수'를 노려야 합니다. 레베카가 실바와의 화력 대결에서 얼마나 버텨주느냐, 그리고 피치-이다현 콤비가 실바의 타점을 얼마나 제어하느냐가 승부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사상 첫 여자부 준PO라는 이름에 걸맞게 오늘 경기는 단순한 배구 경기를 넘어 '자존심의 전쟁'입니다. 5시즌 만에 봄바람을 맞은 GS칼텍스가 축제를 이어갈지, 아니면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이 자존심을 지키며 현대건설이 기다리는 수원으로 향할지, 운명의 서브가 곧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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