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청춘 열여덟 어른 이야기

주하은 기자 2023. 2.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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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식(43) 아름다운재단 1%나눔팀장이 다른 NGO에 근무할 때였다.

김 팀장은 기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동이 만 18세가 되어 후원이 종료됐다고 알리고 다른 아동을 이어서 후원해줄 수 있는지 권유하는 일을 했다.

김성식 팀장이 열여덟 어른에 대한 책을 직접 쓰기로 결정한 이유다.

김성식 팀장은 누구보다도 열여덟 어른 당사자들이 이 책을 읽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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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신선영

김성식(43) 아름다운재단 1%나눔팀장이 다른 NGO에 근무할 때였다. 김 팀장은 기부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아동이 만 18세가 되어 후원이 종료됐다고 알리고 다른 아동을 이어서 후원해줄 수 있는지 권유하는 일을 했다. 어느 날 한 후원자가 김 팀장에게 물었다. “만 18세가 되면 아이들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나요?” 당황한 김 팀장은 “이제 성인이니 스스로 책임지고 살아야 한다”라고 얼버무렸다.

이 일은 오래도록 김성식 팀장의 마음에 남았다. 자립준비청년(만 18세가 되어 아동복지시설을 떠난 청년)들의 존재를 잊고 살았다는 것이, 성인이 되었으니 스스로 살아가야 한다는 비정한 말을 했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2019년 김 팀장에게 마음의 빚을 갚을 기회가 주어졌다. 아름다운재단은 고 김군자 할머니의 기부금으로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던 장학사업을 캠페인으로 확장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오랫동안 고심한 끝에 캠페인 이름을 ‘열여덟 어른’으로 지었다. 만 18세가 되어 아동복지시설을 퇴소하고 홀로 살아가야 하는 자립준비청년의 처지를 반영한 이름이었다.

캠페인은 자립준비청년 당사자들이 직접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기획됐다. 말로만 ‘나는 당당하다’고 할 것이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서, 각자의 재능을 살려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그렇게 2019년 자립준비청년 캠페이너 6명의 이름을 걸고 6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캠페인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우리 사회가 자립준비청년의 존재를 잊고 있었다는 것에 대한 뜨끔한 마음 때문이었던 것 같다”라고 김 팀장은 말했다. 지난해엔 광주광역시에서 자립준비청년 두 명이 연달아 스스로 생을 마감하며 열여덟 어른의 존재가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오해도 쌓였다. 때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열악한 처지가 지나치게 과장됐고, 이들이 겪는 현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금전적 지원에 치중한 지원책이 수립됐다. 언론 인터뷰를 해도 표면적 모습만 주로 다뤄졌다. 김성식 팀장이 열여덟 어른에 대한 책을 직접 쓰기로 결정한 이유다.

신간 〈안녕, 열여덟 어른〉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자립준비청년을 ‘보통의 청춘’으로 봐달라는 것이다. 자립준비청년이 겪는 어려움은 분명 있지만 이들은 동정의 대상이 아니며, 보통의 청춘과 같이 고민하며 자립하는 존재임을 알리고자 했다. 김성식 팀장은 누구보다도 열여덟 어른 당사자들이 이 책을 읽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책을 읽고 사회가 자신들을 지원하려 마음을 열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들이 보통의 청춘이라는 사실을 열여덟 어른들이 알아주면 좋겠다.”

주하은 기자 kil@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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