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블록스, 어린이 계정서 ‘보상 주는 무한 스크롤’ 막는다

게임안에서 재생되는 쇼츠 동영상 ©Foltyn Youtube
게임을 하는데 숏폼 영상이 끝없이 재생된다. 이용자들은 게임에 숏폼까지 함께 즐기면서 게임을 멈출 때를 찾지 못한다. 개발사는 더 많은 노출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로블록스가 최근 게임 내에 숏폼 콘텐츠를 제공하다가 어린 이용자의 게임 이용과 결합하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다. 8월 25일부터 짧은 영상이 자동으로 이어지고, 계속 시청하면 게임 보상을 받는 콘텐츠를 로블록스 Kids·Select에서 제외된다. 숏폼이나 무한 스크롤 자체를 금지하는 정책은 아니다. 주요 고객층인 어린이, 청소년에게 주는 영향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게임 안으로 들어온 숏폼, 체류시간을 붙잡다

©로블록스
로블록스는 지난해 2025년 자체 숏폼 서비스 ‘Roblox Moments’를 선보였다. 이어 같은 기능을 각 게임에 적용할 수 있도록 소스 코드와 영상 업로드·추천 도구를 공개했다.

Roblox Moments에서는 이용자가 자신의 플레이를 최대 30초 길이로 촬영해 게시한다. 다른 이용자는 영상을 보고 해당 게임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다. 로블록스는 영상 기능을 선보인 뒤 약 한 달 동안 2억4,000만 개 이상의 영상이 제작됐다고 밝혔다.

숏폼은 새로운 게임을 알리는 홍보 수단이자 이용자를 붙잡는 도구가 됐다. 로블록스도 관련 기능이 이용자 참여와 재방문, 신규 이용자 유입과 수익화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발사가 이용자를 오래 붙잡을 유인도 분명하다. 로블록스의 추천 알고리즘은 플레이 시간과 재방문 횟수, 로벅스 사용 실적 등을 게임 노출에 반영한다. 일부 결제 이용자가 하루 10분 이상 게임을 플레이하면 개발사에 5로벅스를 지급하는 Creator Rewards도 운영된다.

모든 플레이 시간이 곧바로 수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용자가 오래 머물고 다시 방문할수록 게임이 추천과 수익에서 유리해지는 구조는 확인할 수 있다. 숏폼은 캐릭터가 반복 훈련을 하거나 재화가 쌓이기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을 채워 이용자의 이탈을 늦출 수 있다.

게임 보상까지 붙은 무한 피드, 멈추지 못하는 아이들

로블록스 인기 게임 ‘스틸 언 에그(Steal An Egg)’ ©로블록스
숏폼 피드를 캐릭터 성장 시스템과 결합한 대표 사례가 ‘스틸 언 에그(Steal An Egg)’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알을 훔쳐 펫을 얻고, 펫이 벌어들인 재화로 기지와 러닝머신을 강화한다. 러닝머신에서 훈련할수록 캐릭터의 이동 속도가 오르고, 더 먼 지역에 가거나 다른 이용자의 알을 훔쳐 달아나는 데 유리해진다.

기능이 변경되기 전에는 캐릭터가 러닝머신을 달리는 동안 세로형 숏폼 영상도 연속으로 재생됐다. 하나의 영상이 끝나면 다음 영상이 이어졌고, 캐릭터의 속도 역시 화면에 머무는 동안 계속 올랐다.

어린 이용자에게는 두 행동을 구분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영상을 직접 봐야 속도가 오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숏폼이 재생되는 화면에 계속 머물러야 캐릭터도 성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게임을 끄거나 화면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성장 기회를 포기하는 일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이러한 설계에 취약하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충동 조절 능력이 발달 중인 어린이에게 자동재생과 무한 스크롤이 콘텐츠 이용을 중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 보상은 여기에 멈추지 않을 이유를 하나 더 만든다. 영상은 다음 콘텐츠로 이어지고, 게임에서는 속도와 재화가 계속 쌓인다. 한 판의 종료나 스테이지 완료처럼 이용 여부를 다시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이 사라지는 것이다. 길어진 이용 시간은 수면이나 신체 활동을 비롯한 다른 일상 활동을 밀어낼 위험도 있다.

‘스틸 언 에그’는 공개 한 달 만인 8월 26일 약 65만 명의 동시 접속자와 3억9,400만 회 이상의 누적 방문을 기록했다. 이처럼 많은 이용자가 찾는 게임에 소셜미디어형 피드와 성장 보상이 결합하면서, 어린이용 게임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도 문제가 됐다.

이에 로블록스는 무한 미디어 피드와 자동재생, 지속적인 시청 보상을 모두 갖춘 게임을 Roblox Kids·Select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기존에 게임을 이용하던 5세부터 15세 이용자도 개발사가 기능을 수정하고 재심사를 받을 때까지 접근할 수 없다. 전체 이용자에게 게임을 금지하는 대신, 해당 설계에 더 취약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접근부터 차단한 것이다.

무한 피드, 자동재생, 보상, 세 조건 모두 갖추면 제한

©로블록스
로블록스가 내놓은 해법은 숏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시청과 게임 보상의 연결을 끊는 것이다.

정책은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게임에 적용된다. 짧은 영상이나 이미지로 구성된 미디어 피드가 있고, 콘텐츠가 자동재생이나 반복재생, 무한 스크롤 방식으로 이어지며, 이를 계속 봐야 게임 재화나 성장 보상을 얻을 수 있는 경우다.

보상을 직접 약속하지 않아도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평균적인 이용자가 계속 시청해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구조까지 제한하기 때문이다. 조건을 위반한 게임은 Roblox Kids·Select에서 제외되며, 기능을 수정한 뒤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한다.

반면 시청 보상이 없는 숏폼 피드는 허용된다. 이용자가 직접 시작하고 종료 시점과 반복 횟수가 정해진 보상형 영상 광고도 예외다. 로블록스가 그은 선은 영상의 형식이 아니라, 이용자가 스스로 멈출 수 있는 구조인지에 있다.

이번 정책이 플레이 시간을 둘러싼 경쟁까지 없애는 것은 아니다. 이용자가 오래 머물수록 게임의 추천 노출과 수익이 늘어나는 플랫폼 구조도 그대로 남아 있다. 로블록스는 그 경쟁이 어린 이용자를 끝없는 영상 소비로 끌어들이지 못하도록 최소한의 제한선을 만든 것이다.

남은 문제는 집행이다. 로블록스는 정책에 따라 제외한 게임의 목록과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용자가 보상을 받기 위해 영상을 보는 것처럼 느끼는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지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적용 과정이 보이지 않는다면 개발사가 화면 구성만 조금 바꿔 같은 구조를 유지해도 외부에서는 확인하기 어렵다.

책임을 어린이와 부모에게만 맡길 수도 없다. 로블록스가 개발자에게 숏폼 제작 도구를 제공했고, 이용 시간과 재방문이 게임의 노출과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용자를 오래 붙잡는 경쟁을 만든 플랫폼이라면, 어린 이용자가 멈출 수 있는 지점도 플랫폼이 보장해야 한다.

이 사건이 던지는 질문은 게임 안에서 숏폼을 보여줘도 되는지가 아니다. 어린이가 게임 보상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끝없는 영상을 계속 보게 만들어도 되는가다. 로블록스는 이번 정책을 통해 안 된다는 답을 내놨다. 이제 그 답을 일관된 심사와 공개된 집행으로 증명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