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만 잘 쉬어도 보약" … 길고 느린 1:3:1 호흡법 기억하세요
1분에 호흡 횟수 16회 넘으면
심혈관 질환 사망위험 커지고
구강 호흡땐 치주병 생기기도
복식호흡해 횡격막 움직이고
입 아닌 코로해야 올바른 호흡
들이마시고 내쉬고 멈출 때
1:3:1 시간 비율 꼭 지켜야

봄은 만물이 소생하는 활기찬 계절이지만, 우리 호흡기에는 꽤나 도전적인 시기이다. 봄철의 불청객인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는 호흡기를 예민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과 건강에 좋은 호흡'은 우리 몸을 지켜내는 가장 기본적이고도 강력한 방어기제가 된다. '복식호흡'(몸의 중심을 잡는 호흡)과 '깊고 느린 호흡'(마음의 안정을 주는 호흡)이 대표적이다.
올바른 복식 호흡은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하여 춘곤증(春困症)을 해소한다. 깊고 느린 호흡은 부교감 신경을 활성화해 환절기 기온 변화로 예민해진 신경을 안정시켜 준다. 또한 횡격막의 움직임을 활발하게 하여 림프 순환을 돕고 체내 독소를 효과적으로 배출하게 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면역 체계를 튼튼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좋은 호흡은 봄철에 보약보다 훨씬 낫다는 말이 있다.
호흡은 인간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어 죽을 때까지 계속된다. 물은 2~3일 마시지 않아도, 음식은 10일 정도 먹지 않아도 연명할 수 있지만, 호흡을 멈추면 몇 분 안에 의식을 잃고 죽게 된다. 인간의 생명활동에는 호흡, 체온, 혈압, 맥박 등 4가지 항목이 가장 중요한데 여기에 호흡이 포함되어 있다. '살다'라는 동사는 '숨(息)'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호흡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기 위한 생명활동이다. 가스교환은 폐의 역할이지만, 폐에는 근육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움직일 수가 없다. 그래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횡격막이다. 숨을 들이마시면 횡격막이 수축해 내려가면서 공기가 폐로 흘러들어간다. 반대로 숨을 내쉬면 횡격막이 이완되어 올라가고, 폐가 눌려 공기가 빠져나간다. 즉, 횡격막이 제대로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이 정상적인 호흡이며 '몸에 좋은 호흡'이라는 뜻이다. '그것은 상식이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안되고 있다. 횡격막은 가슴(흉강)과 배(복강)를 나누는 얇은 막 형태 근육 기관으로, 낙하산이나 뒤집어놓은 대접 모양을 하고 있다.
이처럼 중요한 호흡은 하루에 약 2만번이나 하지만 90%의 사람들이 '몸에 좋은 올바른 호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원래 호흡은 무의식적으로 이뤄지며 평소에 자신이 어떤 호흡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본의 대표적인 호흡전문가 호흡전문 살롱 브리즈 프리즈의 오누키 다카시 대표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수많은 사람의 호흡을 관찰한 결과, 약 90%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일본 운동선수 약 1900명의 호흡을 관찰한 연구에서도 약 90%가 '호흡 동작 부전'이 발견됐다는 보고도 있다"며 "많은 사람들은 호흡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횡격막이 제대로 위아래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로 현대인의 바쁜 일상생활과 스트레스가 꼽힌다. 호흡 동작 부전(Breathing Dysfunction)은 글자 그대로 숨을 쉬는 동작이나 메커니즘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를 뜻하며 '잘못된 방식'으로 숨을 쉬고 있다는 얘기다.
잘못된 호흡의 주 요인은 구강(입)호흡이다. 구강호흡은 각종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입으로 숨을 쉬면 입안이 건조해지고 침이 줄어 치주병균의 활동이 활발해져 치주병에 노출된다. 치주병균은 전신을 순환하며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 또한 입 호흡을 하면 혀 위치가 내려가 기도를 막게 되어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후군을 일으킬 위험이 높아진다.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자율신경이 불안정해져 고혈압, 불면, 면역력 저하로 이어진다. 어깨 결림이나 허리·무릎 통증도 불규칙한 호흡과 관련이 있다. 호흡에 의한 근육 움직임이 부적절하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 어깨·무릎·허리에 생각보다 큰 부담을 준다.
그렇다면 나의 호흡 상태는 어떤지, 그리고 잘못된 호흡이 무엇인지 의문이 든다.
이를 위해 먼저 1분에 몇 번 호흡(호흡 횟수)을 하는지 체크해보는 게 좋다. 1분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시계를 봐도 되고, 스마트폰 스톱워치 기능이나 타이머를 사용해도 괜찮다. 호흡수는 숨을 내쉴 때와 들이쉴 때를 한 세트로 한번 계산한다. 여기에 숨을 완전히 내뱉고, 깊게 호흡하고 있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의학적으로 정상적인 호흡 횟수는 1분에 12~20회라고 알려져 있다. 20회 이상 숨을 내뱉는 사람은 숨을 제대로 내쉬지 못해 '얕고 빠른 호흡'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이 호흡법은 심신에 악영향을 미친다. 1분에 12~20회 호흡하는 사람은 횟수를 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누키 대표는 "1분에 6번은 다소 힘들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것이 가장 안정된 건강 상태를 만드는 호흡 횟수"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수면 중 호흡 횟수가 1분에 16회 이상인 사람은 사망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다. 미국의 65세 이상 고령자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수면 중 폴리소모노그래피(PSG)를 이용해 평균 호흡수를 측정하고, 이를 '1분에 16회 미만'과 '1분에 16회 이상'으로 나눠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및 전체 사망 위험과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수면 중 평균 호흡수가 16회 이상인 고령자는 16회 미만인 사람에 비해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남성 1.57배(57%), 여성 2.58배(158%)로 높았고, 전체 사망 위험은 남성 1.18배(18%), 여성 1.5배(50%) 증가했다.
이는 수면 중 호흡 횟수에 관한 연구이지만, 낮 동안의 호흡 횟수와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박진식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이사장(심장내과 전문의)은 "수면 중에 호흡수가 16회 이상으로 높다는 것은 몸이 충분히 이완되지 못하고 심폐 기능에 과부하가 걸려 있거나, 자율신경계가 비정상적으로 항진되어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특히 고령자는 수면 중 빠른 호흡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심장 질환이나 호흡기 문제의 '조기 경고 신호'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좋은 호흡의 핵심은 '입'이 아닌 '코'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들이마시기보다 확실히 내쉬어야 '깊고 느린 호흡'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숨을 들이마시기, 내쉬기, 멈추기'의 비율은 '1대3대1'이 좋다고 권장된다. 오누키 대표는 "2초 들이마시고, 6초 내쉬고, 그때 2초 멈추면 총 10초가 된다"며 "10초 동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며 멈추면 1분에 6번의 호흡이 된다. 특히 완전히 내뱉고 멈추는 것을 의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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