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의 속임수?" 6천만 원 초반부터 시작하는 EV9 가격인하 이면에 숨겨진 비밀

기아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EV9 스탠다드 모델의 가격 인하 전략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형 전기 SUV의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평가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배터리 용량을 대폭 줄인 '비용 절감 전략'이 숨어있었다.

기아 EV9

EV9 에어 스탠다드 모델은 6,412만 원에 출시됐다. 이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9 익스클루시브 모델(6,715만 원)보다 303만 원 저렴한 가격이다. 얼핏 보면 합리적인 가격 인하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소비자들이 주목해야 할 중요한 변화가 있다.

기아 EV9

새롭게 출시된 EV9 스탠다드 모델에는 76.1kWh 배터리가 탑재됐다. 이는 기존 24년형 EV9 2WD에 탑재됐던 99.8kWh 배터리에 비해 약 24%나 용량이 감소한 수치다. 더욱 주목할 점은 경쟁 모델인 아이오닉 9이 110.3kWh의 대용량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단순 계산해도 스탠다드 모델과 아이오닉 9 사이에는 무려 34kWh, 약 31%의 배터리 용량 차이가 존재한다.

기아 EV9 가격표

300만 원의 가격 차이로 30% 이상의 배터리 용량 차이를 감수해야 하는 셈이다. 전기차에서 배터리 용량은 주행거리와 직결되는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단순한 가격 인하 전략이 아닌 비용 절감을 위한 '트레이드오프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기아 EV9

이러한 가격 전략 변화의 배경에는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9과의 경쟁 구도가 자리하고 있다. 아이오닉 9의 시작 가격이 EV9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기아는 시장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격 인하라는 카드를 꺼내들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아 EV9

EV9의 가격 전략 변화로 대형 전기 SUV를 6천만 원 초반에 구매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겼지만, 소비자들은 가격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보다 배터리 용량, 주행거리, 차량 크기, 사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아 EV9

결국 기아의 이번 전략은 다양한 가격대와 사양의 제품을 제공함으로써 더 넓은 소비자층을 공략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배터리 용량 축소라는 '가격 하락의 대가'가 소비자들의 실제 사용 만족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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