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김건희 부부, 징역 4년 4개월↑...형량 늘어난 이유는?
계엄 심의권 침해 혐의 등 판결 뒤집혀
김건희 여사, 징역 1년 8개월→4년
주가조작 혐의 일부 유죄 인정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 등 사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윤 전 대통령의 아내인 김 여사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금품 수수 관련 혐의 사건 2심에서 1심의 징역 1년 8개월보다 무거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각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 무죄가 선고됐던 혐의도 유죄로 뒤집으며 이들의 형량이 늘었다.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인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2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 5년보다 2년 늘었다. 다만 특검팀 구형량인 징역 10년보다는 적다. 윤 전 대통령은 형이 선고되자 무표정으로 재판부를 바라보다가 공판 종료 후 변호인단과 악수하며 퇴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허위작성공문서 행사를 제외한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범인도피교사), 내란 수사에 대비해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 기록 삭제를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 위반 교사)를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허위공문서작성), 이후 이를 폐기한 혐의(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도 1심과 같이 유죄로 봤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막중한 책임을 부담했음에도, 이 사건 범행으로 사회적 혼란을 더욱 가중하는 등 대통령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질책했다. 이어 “수사권 등의 의문이 있다고 해도 물리력을 동원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 집행을 저지하려 한 것은 법치주의 원칙에 비춰 허용될 수 없다”며 “경호처 소속 공무원들을 사병과 같이 사용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의 일부 무죄 판단을 뒤집었다. 2심 재판부는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불참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를 1심과 달리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PG(프레스 가이던스·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유죄로 봤다.
다만 이 허위 공문서를 행사한 혐의에 대해선 “문서에 대한 공공의 신용을 위태롭게 한 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1심의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선고 이후 취재진에 “납득이 되지 않고 상고해 대법원에서 치열하게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이 “너무 실망하지 말라”고 했다고도 전했다.
김 여사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 재판에서 2심에서 1심보다 무거운 형량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5-2부(신종오 성언주 원익선 고법판사)는 지난달 28일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 여사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는 1심 형량인 징역 1년 8개월의 두 배 이상이지만 특검팀 구형량인 징역 15년에는 미치지 못한다.
머리를 묶고 검은색 뿔테 안경과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법정에 출석한 김 여사는 징역 4년이 선고되자 눈을 찡그리면서 인상을 썼다. 김 여사는 법정을 빠져나갈 때 비틀거리는 모습도 보였다. 법정에 들어올 때와 마찬가지로 퇴정할 때도 교도관의 부축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로 본 1심 판결을 뒤집고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2010년 10∼11월 블랙펄인베스트 측에 20억 원이 들어 있는 증권계좌를 제공하며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를 맡기고, 이 시기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 주를 매도한 행위는 시세조종에 가담한 것이라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이를 통해 도이치모터스 주식 49만 8670주에 대해 통정매매 89회와 가장매매 5회를 했고, 3085회 이상 매매 주문을 넣는 등 시세 조종성 주문을 했다고 봤다.
주가조작 범행의 공소시효도 1심과 달리 아직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시세조종 행위는 단일하고 계속된 범행으로 일정 기간 계속 행해진 만큼 포괄해 하나의 자본시장법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범행 종료 시기인 2012년 12월 5일로부터 공소시효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 기소가 이뤄졌다는 주장이다.
다만 정산 이후 김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거래한 행위 자체는 시세조종으로 볼 수 없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전체 시세조종 가담자들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보유 및 거래 현황 등이 밝혀지지 않아 구체적인 부당이득액은 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여사의 2022년 4~7월 통일교 금품 수수와 관련한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1심의 일부 유죄 판단을 깨고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6220만 원 상당 그라프 목걸이 1개 몰수와 2094만 원 추징도 명했다. 추징금은 김 여사가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샤넬 가방 2개와 천수삼 농축차의 가격을 합한 액수와 같다. 김 여사는 샤넬백 2개와 그라프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심은 김 여사가 이른바 ‘묵시적 청탁’을 인지했다면서 알선 명목으로 가방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건진법사 전성배라는 별도의 전달 창구가 있는 상태에서 명시적인 청탁 내용이 없었던 것은 외려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라며 “가방 등을 전달받을 받을 당시 청탁이 곧바로 명시적이고 구체적으로 이뤄질 것임을 전제로 이미 묵시적 청탁 의사가 있음을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명 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다른 여러 사람에게도 여론조사를 제공한 만큼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무상 여론조사를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선고 이후 김 여사 측 변호인은 취재진에 “오늘 판결은 일부 정황을 확대해서 해석한 게 아닌가 싶다”며 “협의해 대법원에 상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항소심 선고가 이어질 예정이다. 1~2심을 합쳐 윤 전 대통령은 8개, 김 여사는 3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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