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이끄는 ‘더마 뷰티’… 일반 화장품보다 성장 7배 빨라
기능성 화장품인 ‘더마코스메틱’이 K뷰티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화장품(cosmetic)과 피부과학(dermatology)의 합성어인 더마코스메틱(이하 더마)은 의료·바이오 전문가가 연구·개발(R&D)에 참여해 피부 기능 개선 효과를 볼 수 있게 개발한 제품을 뜻한다. 여드름, 아토피 등 피부 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된 제품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미백·노화 방지 등으로 분야를 넓히며 한국 화장품 시장을 이끄는 주역으로 올라섰다. 일상에서 수시로 피부를 관리하는 ‘홈케어’가 일반화되고, 피부과에서 관리를 받는 것 같은 수준의 고기능성 제품까지 출시되면서 한국 화장품 시장의 ‘더마 2.0’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배 빠르게 성장하는 더마
더마 시장은 일반 화장품 시장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신장하고 있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전체 스킨 케어 화장품 시장이 2020년부터 작년까지 연평균 2.1% 성장하는 동안 더마 스킨 케어 시장은 연평균 15.7% 성장했다. 더마 시장이 전체 스킨 케어 시장보다 7배 더 빠르게 성장한 것이다. 2020년만 해도 더마 스킨케어 시장은 6321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9%에 불과했지만, 작년엔 1조3079억원으로 비율이 17%까지 늘었다.
개별 브랜드를 들여다보면 더마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020년 국내 스킨케어 브랜드 ‘상위 20위’ 중에 더마 브랜드는 2개였고, 그마저도 10위권 바깥이었다. 그러나 작년엔 상위 20위 브랜드 중 더마 브랜드가 5개, 특히 3개는 10위권 안에 들었다. 유로모니터 관계자는 “대형 뷰티 브랜드가 더마 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인수하는 등 시장 플레이어가 늘어났고,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더마 브랜드를 선호하게 된 것이 배경”이라고 했다.
한국은 전 세계 더마 열풍을 주도하는 국가다. K뷰티의 기술력과 의학 수준을 화장품에 접목해 다른 어느 국가보다 다양한 더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은 물론, 닥터지·닥터자르트 같은 더마 전문 중소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했다. 동국제약·대웅제약 등 의료 전문성을 갖춘 제약사들까지 더마 시장에 뛰어드는 상황이다.
더마 화장품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작성한 ‘한국에서 꼭 사야 할 상품’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필수 제품이 됐다. CJ올리브영에선 2023년부터 작년까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더마 외국인 매출 신장률이 90% 안팎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해외 고객 대상 역직구 플랫폼 글로벌몰에서도 더마 매출이 연평균 100% 성장했다. 지난달에는 아예 국내 더마 브랜드로 구성된 ‘어드밴스드 더마(Advanced Derma)’ 전문 코너를 새로 만들고, 외국인 관광객이 전체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센트럴 명동 타운 같은 관광 상권에 관련 매대를 꾸렸다.
◇더마 앞세워 해외 공략
화장품 대기업들은 더마 브랜드를 글로벌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더마 브랜드 위주의 조직 개편과 브랜드 육성 전략을 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작년 조직개편을 통해 ‘더마뷰티 유닛’ 조직을 만들었고, 지난달 주주총회를 통해 더마뷰티 유닛장인 임운섭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의학 전문성을 가진 태평양제약과 더마 브랜드인 에스트라 대표를 역임해 제약·더마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는 평가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달 세포라를 통해 프랑스 등 유럽 17국에 에스트라를 입점시키고, 일본·동남아·북미에 이어 유럽에서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역시 작년 12월 ‘더마&컨템포러리뷰티’ 부서를 신설했다. 이미 해외에서도 인정받은 CNP와 피지오겔 같은 브랜드 뿐 아니라 중장년층 브랜드였던 자회사 태극제약의 도미나스 브랜드의 타깃을 2030대로 넓히는 작업에 착수했다. 에이피알(APR)은 병원용 의료 미용 기기를 출시하기 위해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료기기 소모품 개발·제조·판매업 등을 사업 목적에 포함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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